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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지씨 "일과 스케이트 둘 다 잘 할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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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지씨 "일과 스케이트 둘 다 잘 할 수 있어요"

입력
2011.03.08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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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딛고 꿈을 키워가는 삼성 SDS자회사인 오픈 핸즈의 김현지씨

"비록 장애인이지만, 이상화 선수 못지 않은 훌륭한 여자 국가대표 스케이팅 선수가 될 거예요."

삼성 SDS 자회사인 오픈 핸즈에서 일하는 김현지(20ㆍ사진)씨는 장애를 딛고 일과 운동을 병행하며 꿈을 키워가는 당찬 여성이다. 지적 장애 3급이어서 발음은 다소 서툴지만 누구보다도 열정과 의지가 대단하다. 최근 삼성SDS 수원사업장에서 만난 그는 오전에 오픈핸즈의 사내 스포츠 센터에서 보조 트레이너로 일하고 오후에 스케이팅 훈련을 하며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고 2때 처음 스케이트화를 신은 지 올해로 3년째인 김 씨는 지난달 15일 열린 장애인 전국 동계체육대회 쇼트트랙 부문 500m와 1,000m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며 2관왕에 올랐다. 지난해에 국민생활체육대회 쇼트트랙 부문 800m 금메달을 따는 등 길지 않은 운동 경력을 감안하면 수상 경력이 눈에 띈다.

김씨에게 운동과 일은 장애를 이겨내는 방법이다. 그는 34명의 장애인이 함께 근무하는 오픈 핸즈에서 소프트웨어 시험, 문서작업, 차량관리 등 다양한 일을 한다.

"제가 일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이 곧 효도"라고 말하는 그는 부모님도 자신의 일하는 모습에서 큰 힘을 얻는다고 말했다. 그만큼 김 씨는 장애인의 취업이 본인은 물론 가족에게도 삶의 위안이 되기 때문에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특히 스스로 번 돈으로 2회당 10만원인 스케이팅 강습비 등을 충당하는 점을 생각하면 뿌듯함이 밀려온다.

하루 4시간씩 근무하는 김 씨의 월급은 80만원. 취업이 어려운 장애인으로서 적은 돈이 아니다. 특히 김 씨처럼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찾기란 더욱 힘들다.

"가장 친한 친구가 제가 취업했을 때 엄청 부러워했다"고 말하는 김씨는 요즘 자폐아들에게 주 2회 스케이트 타기도 가르치고 있다. 쇼트트랙 장애인 국가 대표의 꿈을 이룬 뒤엔 지도자의 길을 걷고 싶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그는 지난해 빙상부문 생활체육지도자 자격증 3급을 취득했고, 올해 2급에 도전할 계획이다. "자폐아들이 저를 물고 꼬집어서 힘들지만 제가 스케이트를 시작하면서 자신감을 가졌기 때문에 이들에게도 꼭 스케이팅 기술을 가르쳐 주고 싶어요." 환하게 웃는 김씨의 얼굴이 유난히 아름다워 보였다.

채희선기자 hsch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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