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1이 5일 화려한 막을 올린다. 10년 만에 전원이 '토종'으로 구성된 각 팀 사령탑의 지략 대결이 가장 관심을 모은다. 현대 축구에서 개개인의 능력보다 중요한 것은 조직의 힘이다. 일반의 예상을 크게 빗나간 지난 시즌의 결과가 이를 보여준다.
전력이 크게 약화됐다는 평가를 받은 성남 일화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정상에 오르는 기염을 토하며 6강 플레이오프에도 진출했다. K리그 데뷔 시즌을 치른 박경훈 감독은 제주 유나이티드를 챔피언결정전에 진출시키는 돌풍을 몰고 왔다. 대부분의 구단이 전력 변화의 폭이 커 사령탑의 지도력이 순위 싸움에 미칠 영향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 보인다.
▲공통의 화두는 변화와 도전
16개 구단 중 절반이 넘는 7개 팀이 새로운 사령탑을 영입했다. 서울, 경남, 부산, 포항, 전남, 상주 상무가 지난 시즌이 끝난 후 감독을 경질했고 신임 광주 FC가 K리그에 처음 참가한다. 지난 시즌 중 지휘봉을 잡은 윤성효 수원 감독과 허정무 인천 감독을 포함하면 9명의 사령탑이 새롭게 출발 선상에 나선다.
공통 목표는 '성공적인 변화'다. 정조국, 김진규, 최효진 등 지난 시즌 우승 주축들이 대거 팀을 떠난 서울은 황보관 감독을 새로운 사령탑으로 맞이해 2연패에 도전한다. 지난 시즌 다소 수비지향적인 전술을 구사했던 서울은 황보 감독의 부임과 함께 '공격적이고 재미있는 축구'로 흥행과 성적의 두 토끼를 동시에 잡는다는 목표다.
윤성효 감독은 수원을'한국의 FC 바르셀로나'로 만든다는 목표를 세웠다. 기술적인 면 외에 전체가 하나로 결집할 수 있는 끈끈한 팀 분위기를 만든다는 것이 윤 감독의 각오다. 황선홍 포항 감독은 프로생활을 시작했던 고향 포항으로 복귀해 '명가재건'을 이끈다는 계획이다.
▲PP10-C7과 우공이산
자신이 지향하는 바를 압축적으로 제시한 사령탑도 있다. 박경훈 제주 감독과 허정무 인천 감독이 대표적인 경우다. 박 감독은 '10초간 압박(Press)하고 볼 소유권을 유지한(Possesion) 후 7초 내에 역습(Counter Attack)을 펼친다'고 자신의 지향점을 제시했다. 압박, 소유권, 역습의 이니셜을 따 이것을 'PP10-C7'이라고 명명했다. 전방위에서 압박을 가하고 빈틈이 생기면 지체 없이 몰아치는 빠른 축구로 지난 시즌의 '제주발 태풍'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2010 남아공월드컵에서'파부침주(破釜沈舟)','결초보은(結草報恩)' 등의 사자성어로 출사표를 대신했던 허 감독은'우공이산(愚公移山)'이라는 사자성어로 새로운 시즌을 맞는 마음 가짐을 밝혔다. 불가능해 보이는 일이더라도 꾸준히 노력하면 이룰 수 있다는 뜻을 지닌 말로 '돌풍을 연출해 보겠다'는 허 감독의 단단한 각오가 엿보인다.
김정민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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