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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 잇단 자살 파문/ 평택공장 앞 해직자모임 사무실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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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 잇단 자살 파문/ 평택공장 앞 해직자모임 사무실엔

입력
2011.02.28 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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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샘 추위가 몰아친 2일 오전 경기 평택시 칠괴동 쌍용차 평택공장 정문 앞. '공장으로 돌아가자' '끝까지 투쟁한다'고 적힌 피켓과 현수막이 어지럽게 놓여 있었다. 뜨거웠던 2009년 여름의 열기는 온데간데 없이 사라지고 찬바람만 가득했지만 살아 남은 자들의 투쟁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었다.

쌍용차 사태 당시 해직자들을 위한 사무실은 공장 앞 가건물 7평 남짓한 공간에 마련됐다. 2009년 8월 6일 점거 농성 해제 이후, 남은 해직자들이 평택시내 임대 사무실을 전전해오다 당시 구속됐던 노조 간부들이 속속 석방되면서 지난해 7월 마련한 '거점 사무실'이라고 했다.

사무실 안에서는 쌍용차 해직자 10여명이 모여 회의를 하고 있었다. 지난달 28일 숨진 채로 발견된 창원공장 전 노조원 조모(36)씨의 상가(경남 창원시)에 갔다가 2일 새벽에 돌아온 터라 이들의 얼굴엔 피곤이 역력했고 분위기는 무거웠다.

이날 안건은 조씨 등 숨진 해직자들을 위한 분향소 설치 문제. 공장 앞에 간이 천막을 쳐놓고 순번을 정해 분향소를 지키기로 했다. 또 3일 오전에는 국회 앞에서 쌍용차 해직자들의 잇따른 죽음을 알리는 한편, 복직을 위한 기자회견도 진행하기로 했다.

한창 회의가 진행되는데 한 해직자가 들어와 "계약직 이력서를 냈는데 두 곳에서 모두 거절당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씁쓸한 미소가 흘렀다. 한 투쟁 노동자는 "올해 초를 기점으로 해고자들의 실업급여와 희망퇴직자들의 위로금, 정리해고자들의 퇴직금들이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면서 "취업을 하려고 해도 '쌍용차 출신에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일용직도 얻기 어렵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그래도 여기저기에서 답지하는 격려와 성금이 큰 힘이 된다고 했다. 한 유명작가는 숨진 노동자의 유가족들을 위해 써 달라며 500만원을 보내왔고 모 언론사 해직기자도 금일봉을 전해왔다. 이날 한 유명 가수도 "유가족들에게 힘을 보태고 싶다"며 숨진 노동자들의 자녀를 만나 격려하기도 했다.

회의가 끝난 뒤 마련된 이날 점심은 비빔국수. "그래도 점심엔 매일 라면만 먹었는데 오늘은 비빔국수가 나왔다"며 자조 섞인 한 마디가 튀어 나왔다. 한 해직자는 "1년 후 판매 물량에 따라 순환 복직을 약속했던 회사는 사람이 죽어나가는데도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면서 "노조원들의 잇따른 죽음에 대한 책임은 명백히 복직 약속을 지키지 않는 회사측에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평택= 글·사진 강주형 기자 cubi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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