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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정부, 정유업계와 드잡이 말고 공동실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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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정부, 정유업계와 드잡이 말고 공동실사를

입력
2011.02.16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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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이 "기름값이 묘하다"고 말한 것을 계기로 정부와 정유업계가 벌여온 유가공방이 진실게임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고공 행진하는 기름값이 과점구조를 이용한 업계의 초과이윤 때문이냐, 아니면 유류세 등 과다한 세금 탓이냐는 논란이다. 기왕에 문제가 불거졌으면, 정확한 내용이 밝혀져 소비자들의 의구심을 풀어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러나 정부와 업계 모두 객관적 공동 검증 대신 언론을 통해 자신들의 주장만 펴며 혼란을 더욱 부추기니 참으로 볼썽사납다.

우리나라 석유제품 가격이 정유회사의 세전 공급가에 각종 유류세, 그리고 주유소 등의 유통마진으로 구성돼 있고, 최근까지 이 비율이 45%, 50%, 5%선인 것은 공인된 사실이다. 문제는 싱가포르 국제 석유제품가격에 연동돼 움직이는 세전 공급가에 거품이 있느냐의 여부다. 한때 유류세가 과다하다는 지적도 있었으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에 비춰 그렇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고 유통마진 역시 납득할 수 있는 수준이다.

정부와 업계 간에 희한한 공방이 전개된 단초는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이 국내 정유사의 공급가가 OECD 평균보다 훨씬 높다고 꼬집고,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이 정유사 원가자료를 따져보겠다고 압박한 것이다. 정유사들이 고급 및 보통 휘발유 값을 나눠 반박자료를 내놓자 정부는 긴급 기자간담회까지 자청하며 재반박했다. 정유업계도 물러설 생각이 없는 듯하다. 기업의 영업 및 가격 전략은 업계마다 다른데 정부가 국민정서에 편승해 마구잡이로 팔을 비튼다는 것이다.

우리는 우는 소리하면서도 매년 3조원대 안팎의 이익을 내는 정유업계의 항변을 편들 생각은 추호도 없다. 하지만 정유업계의 구조적 특성과 원가구조를 파악할 수단과 힘을 가진 정부가 명백한 자료로 업계를 압도하지 못하고 드잡이 하듯이 가격거품 논쟁을 벌이는 행태는 더 실망스럽다. 행정력으로 업계의 팔을 비틀어서라도 대통령의 물가안정 의지를 받들겠다는 무모함으로는 업계는 물론 국민들도 설득할 수 없다. 지금 정부가 얼마나 못나 보이는지 거울에 비춰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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