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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만든 소극장 뮤지컬, 대극장 공연이 부럽지 않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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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만든 소극장 뮤지컬, 대극장 공연이 부럽지 않네

입력
2011.01.28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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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만든 소극장뮤지컬이 오랫동안 인기를 유지하고 있다. 대극장 공연장 10분의 1 수준인 무대와 객석에서 공연되는 이들 뮤지컬의 힘은 이야기의 호소력이다. 좁은 공간 특성상 극의 사실성과 연기력을 유지하는 게 롱런을 유지하는 관건이다.

최근 영화로까지 만들어진 소극장뮤지컬 ‘김종욱 찾기’(장유정 극본 연출)의 인기가 예사롭지 않다. 2006년 막을 올린 이 작품은 현재까지 28만여명의 관객이 찾았다. 현재 220개 객석이 주말(토일) 전회 매진되고 있으며 평일 객석점유율도 80% 이상이다.

서사의 힘이 이 작품의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힌다. 7년 전 인도여행에서 만난 첫 사랑 김종욱을 잊지 못하는 여주인공이 그를 찾아 벌이는 모험이 작품의 주된 이야기다. 객석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연인 관객은 ‘지금 옆에 있는 사람이 최선의 사랑’이라는 작품의 주제의식을 즐기는 모습이다. 연속상연중. 서울 대학로 예술마당 (02)501_7888

극의 사실성도 주요한 무기다. 2005년 초연해 올해 1월 9일까지 공연했던 뮤지컬 ‘빨래’는 6개월 동안 20만여명의 관객이 찾는 기염을 토했다. 200회 가운데 110회가 매진된 이 뮤지컬은 3월 재개봉을 준비하고 있다.

몽골 출신 이주노동자, 장애인 딸을 둔 할머니 등 다세대 주택 옥상에서 빨래를 널다 마주치는 배역들은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이 시대의 소시민이다. 꿈을 안고 상경했지만 자취생활 6년 동안 꿈을 잃은 20대 직장여성 나영의 모습에 관객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여성관객들이 동질감을 느낀다는 평가다. 3월 재상연. 서울 대학로 학전그린소극장 (02)928_3362

‘오! 당신이 잠든 사이에(장유정 극본 연출)’도 공감이 인기의 비결이다. 2005년 초연을 한 이 작품은 현재까지 25만여명의 관객이 찾았다. 주말 객석(220석) 점유율은 70%정도를 보이고 있다.

극의 무대인 병원에 입원한 주인공들은 세대ㆍ남녀별로 이 시대의 소시민을 대표하며 그들 각자의 상처를 표현하고 있다. 이들의 눈물 연기를 가까이서 보는 직장인 관객들은 마치 자신의 이야기인 듯 눈물을 따라 흘린다. 연속 상연중. 서울 대학로 예술마당(02)501_7888

이들 뮤지컬은 매년 작품을 업그레이드 해 완성도를 높여 가며 신규관객을 유입시키고 있다. ‘김종욱 찾기’는 최근 1인 다역인 ‘멀티맨’역할에 관객이 동석자에게 보낸 편지나 선물을 대신 전달해 주는 장면을 넣어 관객참여를 강화했다. 3인극인 작품의 주인공 가운데 한 명인 ‘멀티맨’의 역할은 초창기 1인 17역에서 22역으로 바뀌었다. 대본을 쓴 연출이 배우의 애드립 등을 활용해 대사 일부를 시류에 맞게 계속 바꿨다.

배우들의 연기력도 소형 뮤지컬 흥행 지속의 관건이다. 무대와 객석의 거리가 가까운 소형 뮤지컬은 연기의 작은 부분 하나하나까지 관객에게 직접 노출되기 때문이다. 반면 소규모 뮤지컬에서 인기를 끈 배우들이 이탈하는 경우가 많아 극의 질을 유지하는 데 문제를 노출하고 있기도 하다.

조용신 뮤지컬평론가는 “완결성 있는 서사구조를 갖춘 소규모 뮤지컬이 롱런하면서 창작극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며 “배우와 관객의 거리가 더 가까운 만큼 배우들의 연기력과 극의 사실성을 높이는 게 롱런을 지속하는 비결”이라고 말했다.

김청환기자 ch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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