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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美·中에 대규모 식량 지원 요청/ 석달간 쌀값 2배↑ 식량난 절박 "북미대화 계기 마련 겨냥" 시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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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美·中에 대규모 식량 지원 요청/ 석달간 쌀값 2배↑ 식량난 절박 "북미대화 계기 마련 겨냥" 시각도

입력
2011.01.28 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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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최근 미국과 중국 등에 대규모 식량 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28일 알려졌다. 북한은 특히 미국에 2009년 식량 지원 중단 이유가 된 배급감시 조건까지 수용하겠다면서 매우 다급하게 연간 50만 톤의 식량 지원 재개를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이 동시다발로 해외에 손을 내민 것은 그만큼 식량 사정이 심각하기 때문이다. 만성적 식량난과 경제위기를 겪고 있는 북한은 매년 적게는 50만톤에서 많게는 150만톤의 식량 부족 사태를 겪고 있다. 국가정보원 산하 국가안보전략연구소는 '2011년 정세전망'에서 "이상저온 현상과 수해에 따른 생산 감소, 국제사회의 지원 감소 등으로 식량 유통체계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며 올해 식량난이 훨씬 심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천영우 외교안보수석도 27일 "북한이 살아남기 위해 굉장히 어려운 투쟁을 하고 있다"며 "특히 연평도 도발 이후 지난 석 달 동안 북한의 쌀값과 환율이 각각 두 배 오를 정도로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 처했다"고 소개했다.

일각에선 북한의 식량 지원 요청이 추가 도발과 그에 따른 국제사회의 제재 가능성에 대비하는 차원일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대북 단파라디오 열린북한방송은 "김정일 국방위원장 명의로 모든 외교역량을 총동원해 해외에서 식량 80만톤을 입수하라는 지시가 떨어졌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80만톤은 작년 북한이 중국에서 수입한 식량의 5배여서, 실제 필요한 식량보다 훨씬 많은 규모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런 측면에서 추가 대남 도발을 계획 중인 북한이 제제에 대비해 미리 식량 확보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북한이 미국에 인도적 사안인 식량 지원을 요청한 것은 북미 대화의 계기를 마련하기 위한 대화 공세라는 시각도 있다. 한 안보전문가는 "미국의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북한을 계속 압박할지 아니면 북한과 대화에 나설지 결단해야 할 시기를 맞고 있다"며 "북한이 미국 정부를 시험하고 있다"고 말했다. 외교부의 한 당국자도 "2012년 미 대선을 앞두고 버락 오바마 행정부 내에서 북한 문제를 지금과 달리 관리할 필요성이 제기되는 미묘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태규기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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