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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카페] '음악의 세계사' 저자 김정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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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카페] '음악의 세계사' 저자 김정환

입력
2011.01.14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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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은 인류가 만들어 낸 것 중에서 제도화할 수 없는 마지막 보루다." 30여년 작가 생활의 3할을 바쳐 짬짬이 준비한 김정환(57)씨의 <음악의 세계사> (문학동네 발행)는 예술의 관점에서 세계사를 새롭게 분석한 역사서다.

그는 "흔히 새로운 시대는 예술의 시대라고 하는데 도대체 예술의 시대가 왔다는 게 무슨 의미인지를 되새겨 보는 과정으로 이 책을 쓰게 됐다"고 집필 배경을 밝혔다. 장장 10년이 걸렸다. 그새 그가 출간한 책만 약 40권. 시집 18권과 장편소설, 인문ㆍ역사서, 클래식 음악 해설서 등 전방위에 뻗친 그의 작품들이 이번 집필에 풍부한 토양이 됐을 터.

그는 "역사 시간 음악의 공통점은 흘러가는 것"이라며 "그런 점에서 재료로서의 음악이 아닌 비유로서의 음악에 방점을 두고 제목을 정했다"고 했다. 말 그대로 음악의 역사에 한정된 책이 아니다. 시 소설 무용 연극 음악 등 모든 예술 분야를 아울렀다.

책은 창세기에서부터 2003년 9ㆍ11테러까지 흘러온다. 기존 역사서가 시대별 주요 사건의 요약 위주라면 그는 신화 자연 예술을 통한 근원적 역사 보기에 의의를 뒀다. 예를 들어 바다 생물이 태어나게 된 원인에 신화를 곁들였다. 이누이트(에스키모) 신화에 따르면 아버지는 딸을 추악한 모습의 괴물로부터 구하고 배를 타고 돌아가던 길에 폭풍우가 몰아치자 딸을 바닷속으로 집어던졌다.

딸이 살기 위해 뱃전을 붙잡자 아비는 딸의 손을 자른다. 그러자 손가락 첫 마디는 작은 물개로, 중간 마디는 수염 난 물개로, 마지막 마디는 해마로 변해 바다 생물이 차례로 생겨났다는 설. 그는 엄혹한 문명이 엄혹한 신화를 낳았다고 했다.

그렇다면 저자는 이 책을 통해 무엇을 말하고자 했을까. 김씨는 "예술의 눈으로 아주 치열하게 역사를 살펴보니 더 근본적인 것을 찾을 수 있었다"며 "그래서 미래에 대한 기획은 예술의 몫이라고 볼 수 있다"고 했다. 정치 사회 등의 기준으로 미래를 기획하지 말고 '저 사람이 어쩌다 저렇게 되었을까'하는 인간 심연에서부터 삶을 되짚어 보면 자연스레 미래도 기획할 수 있을 것이라는 얘기다.

이어 "사회 발전 과정에서 비밀결사가 조직화하는 과정, 종교가 교회 성당 교리 등으로 가시화하는 과정 등 모든 것이 제도화지만 예술은 처음부터 있는 그 자체로 드러난 것이어서 제도화할 수 없는 것"이라며 "가장 근원적인 데서부터 역사를 보면 역사를 극복할 수도 있고 더 나아가 진보할 수 있다는 의미다"고 덧붙였다.

강지원기자 styl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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