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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유럽발 재정위기' 구할 백기사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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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유럽발 재정위기' 구할 백기사되나

입력
2010.11.09 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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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EU) 재정 위기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이번에는 아일랜드에서 시작돼 그리스, 포르투갈 등으로 번져가는 양상이다. 아일랜드가 강도 높은 예산 긴축안과 증세안을 발표한 것이 악재로 작용했다. 재정적자에 허덕이는 유럽 국가들이 결국 채무불이행(디폴트)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쏟아지고 있다. 자체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는 EU는 ‘중국 로또’에 기대를 걸고 있다. 지난주 프랑스와 200억달러 규모의 경제협력을 체결하고, 그리스와 포르투갈 국채매입 의사를 전달한 중국이 유럽을 위기에서 구할 백기사로 떠오른 모습이다.

▦ 아일랜드발 재정긴축…위기의 유럽 경제

아일랜드 정부는 지난 4일 향후 4년 동안 150억유로(약23조원)의 예산을 삭감키로 하고, 이 가운데 60억유로를 내년 예산에서 줄이겠다고 발표했다. 세금도 지금 수준의 2배 가량으로 늘리는 등 예상 외의 대책들이 공개됐다. 그러나 시장 반응은 예상과 달리 ‘아일랜드 문제가 어디서 끝날 지 모른다’는 불안감으로 공황상태(패닉)에 빠져들었다. 10년만기 국채 수익률은 유로화가 통용된 1999년 이래 최고치인 7.75%까지 치솟았다. 뉴욕타임스는 “아일랜드의 절박한 입장과 엄청난 재정적자 규모를 노출시킨 불확실성만 높였다”고 지적했다. 아일랜드의 재정적자는 EU 최고 수준인 GDP 대비 14.4%에 달한다.

아일랜드에서 시작된 위기설은 포르투갈, 그리스 등의 국채금리마저 급등시키자 시장에선 유럽중앙은행(ECB)의 개입을 주문하고 있다. 재발하는 유로 위기를 초기에 진압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ECB의 시장개입이 자국부담 증가로 귀결될 것을 우려하는 독일 등이 이에 강하게 반대하고 있어 EU 자체적으로 해법을 찾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악셀 베버 독일 분데스방크 총재는 “ECB의 국채 시장 개입은 인플레이션 우려를 높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럽에서 연이어 터지는 ‘중국 로또’

유럽 위기 우려가 고조되면서 상대적으로 중국이 열쇠를 쥐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근 유럽에서 중국의 통 큰 행보와 유럽의 중국 의존도를 봤을 때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라는 것이다.

올 초부터 중국은 스페인 국채 4억달러어치를 매입하는 등 유럽 자산 매입에 적극적인 모습이다.지난달 그리스를 방문한 원자바오 총리는 ‘정크 본드’로 취급되는 그리스 국채를 매입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하며 “유로화 안정에 기여하겠다”고 공언하기까지 했다. 이달 7일에는 포르투갈을 방문한 후진타오 국가주석이 “포르투갈의 경제위기 탈출을 적극 돕겠다”며 역시 포르투갈 국채 매입에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후 주석은 앞서 6일 프랑스를 방문해서는 200억달러 투자를 약속해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에게 선물을 선사했다.

‘중국 로또’의 혜택은 독일에게도 돌아가고 있다. 중국의 급증하는 수요 덕분에 ‘유럽의 병’으로까지 평가되던 경제침체를 빠른 속도로 회복한 독일은 채무 규모에서 EU 내 최저 수준이다. 짐 오닐 골드만삭스 글로벌 자산운용 회장은 “독일은 대중국 수출을 통해 성장을 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유럽국가들이 중국에 도움의 손길을 요청하는 대열에서 영국도 예외는 아니다.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는 9일 기업인 50여명을 포함 역사상 최대 규모의 대표단을 이끌고 중국을 방문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이런 캐머런 총리에 대해 “대대적인 투자 유치에 나섰다”고 평가했다.

이대혁기자 select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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