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유성(사진) 산은금융지주 회장 겸 산업은행장이 금호아시아나 그룹 구조조정 과정에서 떠안게 된 대우건설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 향후 산은의 사업 파트너로 삼겠다는 복안을 밝혔다. 민 회장은 대우건설에 대한 지원 의지를 강조하기 위해 “왕창 키우겠다”는 표현까지 썼다.
민 회장은 28일 지주 출범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조만간 대우건설 인수가 마무리되면 산은 단독으로 1조원을 유상 증자해 그동안 쌓인 부실을 털고 회사의 경쟁력을 높일 전략적 투자도 병행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대우건설의 약점인 엔지니어링 분야를 인재영입이나 인수ㆍ합병(M&A) 등을 통해 획기적으로 강화시키면 세계적으로도 현대건설 못지 않은 성장동력이 될 수 있다”며 “산은이 미래 중점사업으로 삼고 있는 해외 인프라건설 프로젝트 파이낸싱(PF)에 대우건설이 동참할 경우 엄청난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민 회장은 다만 “(금융그룹인) 산은이 대우건설을 계속 보유할 수는 없는 만큼 앞으로 경쟁력을 높이고 주가가 이번 인수가(주당 1만8,000원)보다 높아지면 전략적 투자자나 새로운 매수 주체 등을 찾아 지분을 팔 것”이라고 말했다.
매각작업이 지연되고 있는 대우조선해양과 관련해서는 “현대건설과 우리금융지주 등 굵직한 M&A 물량이 해소되면 곧바로 매각에 나서겠다”며 “조선업이 회복단계에 있고 올해 대우조선해양의 실적도 좋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 회장은 또 대출회수와 자금지원 문제로 미국 GM본사와 줄다리기 중인 GM대우 정상화 협상에 대해 “큰 틀의 방향은 합의됐으나 세부적인 5가지 정도의 이슈를 놓고 이견을 좁히는 중”이라며 “1~2주내에 결론 나기를 기대하며 노력 중”이라고 답했다.
그는 “현재 산은이 공기업이다 보니 투자은행 업무를 하는 데 제약이 있어 정부에 자율권을 달라고 요구 중”이라며 “특히 민간 금융사처럼 보수체계를 바꾸면 당장 2,3배의 수익도 낼 자신이 있다”고 강조했다.
보수체계 변경 가능성과 관련, 산은 관계자는 “국제경쟁력과 수익성을 높일 방안의 하나로 검토 중이며 장기적인 접근이 필요한 사안”이라고 부연했다.
김용식기자 jawohl@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