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개혁과 관련, 우리는 서구 정치체제를 따라가서는 안 되며 다당제 연합 정부나 입법, 사법, 행정의 권력 분립에 참여해서도 안 된다. 우리는 우리의 길을 가야 한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런민르바오(人民日報)가 27일 1면 칼럼으로 이 같이 밝혀 최근 정치 개혁을 요구해온 원자바오(溫家寶) 총리에 반기를 들었다. 이를 두고 뉴욕타임스(NYT)는 "런민르바오 칼럼은 원 총리를 힐책했다"며 "중국 공산당 기관지가 '경제성장과 정치개혁은 불가분의 관계'라는 원 총리의 지적을 직설적으로 거부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 이 칼럼은 중국 반체제인사 류샤오보(劉曉波)의 노벨평화상 수상을 계기로 촉발된 중국 지식인과 공산당 원로들의 개혁 요구를 반박한 것이라고도 풀이했다.
런민르바오는 이날 1,800개의 단어로 이뤄진 칼럼을 통해 "중국의 정치개혁이 엄청난 경제성장에 뒤떨어진다는 생각은 객관적인 법과 사실에도 반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한 해석은 직접 원 총리를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최근 정치개혁을 화두로 던진 원 총리를 공산당 지도부를 대신해 비판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중국 역사학자는 NYT에 "이 칼럼은 원 총리를 향한 측면 공격"이라고 규정했다.
이대혁기자 select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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