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7년 9월 우리은행이 C&그룹에 대해 편법적으로 과다한 대출을 해준 사실을 감사원이 적발하고 담당 직원들을 징계하라고 지시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이 때는 박해춘ㆍ택춘 형제가 각각 우리은행장과 C&중공업 사장으로 재직하던 시기라 주목된다.
26일 감사원이 지난해 3월 발표한 공적자금지원 금융기관 운영실태 감사결과에 따르면 2007년 9월 C&구조조정 유한회사는 보유주식을 담보로 우리은행에 500억∼765억원 규모의 대출을 신청했다. 당시 은행법상 은행은 회사 주식의 20%를 초과하는 담보 대출을 할 수 없도록 규정돼 있기 때문에 실제 우리은행이 담보로 잡을 수 있는 주식은 267억원에 불과했다. 그러나 우리은행은 법적 기준을 충족하는 20% 이내의 주식을 담보로 설정하는 대신, 담보주식가치의 2.34배에 달하는 625억원을 대출해줬다.
당시 감사원은 담보 주식의 가치 하락, 이자연체 등으로 은행 손실액이 329억~597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며 관계자 2명에 대한 문책을 요구했었다.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부장 김홍일)는 "감사결과와 관련한 진술이 나오거나 증거가 확보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한편 C&그룹 비자금 및 로비의혹을 수사 중인 대검 중수부는 C&중공업이 1992~94년 중국의 한 해운업체와 합작해 중국 광저우(廣州)와 다롄(大連), 상하이(上海) 등 세 곳에 설립한 컨테이너 공장 소유의 계좌를 통해 임 회장이 수백억원대의 비자금을 관리한 단서를 잡고 사실관계 파악에 나섰다.
검찰은 또 C&그룹의 다른 계열사로부터 지원받은 400억원대의 자금을 빼돌렸다는 의혹을 사고 있는 C&라인이 최근까지 운영한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홍콩 등의 해외법인에서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도 조사할 방침이다.
검찰은 이날 1,000억원대의 사기 대출과 계열사 부당지원 혐의로 구속된 임 회장과 인수ㆍ합병(M&A)에 관여한 그룹 임원 5~6명을 다시 불러 대출경위 등을 집중 추궁했다.
문준모기자 moonj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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