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시즌 프로야구 정규시즌 우승컵의 향배가 짙은 안개 속으로 빠져들었다.
SK는 16일 잠실 LG전에서 연장 12회 접전을 펼쳤으나 패배와 다름없는 무승부(5-5)를 기록하며 이날 KIA에 승리한 2위 삼성에 2경기 차로 쫓겼다. 한국시리즈 직행 매직 넘버를 ‘6’에서 줄이지 못하고 있는 SK는 이제 8경기만 남겨 놓아 사실상 매직 넘버의 의미조차 없어졌다.
반면 6경기를 남겨 놓은 삼성은 전력을 풀가동해 막판 역전 우승을 노리게 됐다. 두 팀은 19일 대구에서 ‘운명’의 시즌 최종전 맞대결을 벌인다. SK가 승리하면 매직 넘버 3개가 한꺼번에 줄어 사실상 우승을 확정 짓고, 삼성이 이기면 시즌 마지막까지도 우승팀을 예측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SK는 선발 이승호(34)의 역투를 앞세워 6회초까지 4-0으로 앞서나갔다. 그러나 이승호가 내려가자마자 LG 타선은 기다렸다는 듯이 안타 3개와 볼넷 2개로 4명의 투수를 공략해 대거 5득점하며 전세를 순식간에 뒤집었다. 4회 9번 이대형의 대수비로 나온 김준호는 3-4로 따라 붙은 6회 2사 만루에서 SK의 다섯 번째 투수 전병두의 초구를 받아 쳐 역전 결승 2타점 우전 적시타를 때렸다. SK는 9회초 정규이닝 마지막 공격에서 동점을 만들었지만, 승부를 뒤집는데 실패했다.
전날 부산 롯데전에서 8회초까지 5-1로 앞서다 대역전패를 당한 SK는 이틀 연속 막강 불펜이 무너지며 고개를 숙였다. 특히 포스트시즌이 좌절돼 사실상 1.5군을 기용한 LG를 상대로 역전을 허용해 충격이 더 컸다. SK는 전날까지 올시즌 LG를 상대로 12승3패의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었다.
SK 선발 이승호는 5이닝 동안 2피안타 3볼넷 6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하고 4점 리드를 안은 채 마운드를 내려왔지만, 승리와 인연을 맺지 못했다. 승리투수가 됐다면 무려 1,161일 만의 선발승이었다. 반면 LG 선발 봉중근은 5이닝 8피안타 2볼넷 4실점했지만, 패전을 면했다.
광주에서는 2위 삼성이 5위 KIA를 9-4로 대파하고 광주구장 5연승을 달렸다. 삼성 외국인투수 레딩은 5이닝 6피안타 2볼넷 6탈삼진 2실점으로 8경기 만에 국내무대 첫 승(2패)을 신고했다. 삼성의 대졸 2년차 외야수 배영섭은 5타수 3안타 2타점으로 공격을 이끌었다.
광주=최경호기자 squeeze@hk.co.kr
잠실=성환희기자 hh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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