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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 사회적 기업으로 마을 살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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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 사회적 기업으로 마을 살리기

입력
2010.08.12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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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기업은 좋은 일을 하면서 돈도 번다. 취약계층에 일자리와 서비스를 제공하는 동시에 이익을 창출하는 새로운 형태의 기업이다. 취약계층은 실제 소득이 전국 가구 월평균소득의 60% 이하인 노인 장애인 장기실업자 등이다. 사회적 기업은 발달장애우의 집중력과 섬세함으로 세계적 수준의 모자를 만들어 팔고, 성매매 피해여성이 성공한 요리사로 거듭나고, 유기농 거친 음식으로 도시인의 건강과 농촌경제를 살리며, 마을주민의 사랑이 듬뿍 담긴 우리밀 빵을 소외된 이웃에게 나누기도 하고, 돌봄이 필요한 아동과 노인에게 가족과 같은 정성으로 다가간다.

농촌의 활력과 경제 되살려

사회적 기업은 일자리 제공 사회적 기업과 사회서비스 제공 사회적 기업으로 구분되어 전국 354개소가 인증되었다. 근로자의 30% 이상을 취약계층에서 고용하고, 서비스의 30% 이상을 취약계층에게 제공해야 한다. 이들은 단순히 이윤을 추구하는 일반기업과 달리 활기찬 시장경제와 사회통합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쫓는다. 마치 마법과 같다. 그러나 과연 사회적 기업이 실제로 이익을 창출하고, 그 이익을 함께 나누고 재투자하여 마을이 함께 고용과 복지를 누리고 있는가?

여름방학을 맞아 사회적 기업에 관심이 많은 학생들과 함께 국내 연수 여정에 몸을 실었다. 서울을 출발해 전남 순천시 장천동 주민센터에 도착할 때까지 줄기차게 쏟아지던 장맛비는 도심 속 무더위에 찌들었던 우리의 갈증을 식혀주었다. 주민센터 담당 공무원의 설명 또한 우리의 궁금증을 풀어주었다.

장천동은 오랜 역사를 간직한 구시가지로 인구는 줄었으나 음식물쓰레기 문제가 심각했다. 이에 마을 사람끼리 주민자치위원회를 구성하고, 60대와 70대 주민 30명이 모여 쓰레기 문제와 비즈니스를 연결한 '장천동 녹색실버가게'를 열었다. 경로당에서 시간을 보내던 노인들은 미생물 EM원액에 쌀뜨물을 섞어 음식물 쓰레기에 뿌리면 수분이 줄어들어 부피가 작아지고 악취도 사라진다는 사실을 발견, 혼합액을 만들고 수거한 페트병에 담아 가정과 시장에 보급하면서 돈도 벌고 삶의 보람도 느끼게 되었다. 현재 7명을 상시 고용하고 재투자를 포함해 2억 원 매출을 올린다. 마을 쓰레기, 노인 일자리, 환경오염을 함께 해결한 1석3조 효과와 함께'마을이 뭉치면 된다'는 믿음과 활력을 되찾고 있다.

'순천 여성사랑빵봉사단'은 첨가제를 넣지 않은 15가지 순천밀 빵을 만들어 작년에는 7,000만원의 순이익을 남겼다. 이 가운데 60%는 8명의 인건비 등으로 지불되고, 나머지는 소외된 여성의 제빵 창업지원 등 마을봉사에 재투자된다. 이외에도 다양한 마을공동체 사업을 개발해 커뮤니티 비즈니스의 성공사례로 소개되고 있다.

다음 날, 곡성군 마을공동체의 황토방에서 맞은 새벽 공기는 한여름인데도 시도록 차고 신선했다. 맑은 계곡의 엄청난 물소리와 짱뚱어는 우리의 자연이 되살아나 있음을 들려주고 보여주었다. 이 마을은 농촌전통 테마마을로 지정되고, 재정지원을 받아 마을회관을 짓고 민박집으로 보수했다. 이 사업은 지리산권역 사업으로 확대되어 앞으로 4년 동안 20억 원을 집중 지원받는다고 한다.

지역 특성ㆍ주민 욕구 돌봐야

그러나 마을 주민들은 그 효과를 우려한다. 18 가구뿐인 마을에 일할 수 없는 노인들이 대부분이어서 젊은 인력이 외부에서 들어올 가능성이 높고, 정작 마을주민의 욕구는 소외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더구나 농촌진흥청 고용노동부 지방자치단체 등 다양한 부처와 기관에서 각각의 목적과 운영방식으로 지원하는 혼란도 크다.

따라서 주민의 욕구와 마을 특성에 맞춰 일관되게 풀어나가는 방식을 모색하여 일원화해야 한다. 이와 함께 현행법에 규정된 사회적 기업의 인증요건에 지역의 특성을 반영하고, 기관 인증방식에서 사업 인증방식으로 변경할 필요가 있다. 또 사업계획의 차별성에 따라 차등지원하고, 인건비보다는 사업비 중심으로 지원해야 한다.

이혜원 성공회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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