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양극화가 사회의 화두가 되고 있는 가운데 STX의 상생 경영이 새삼 눈길을 끌고 있다. 협력업체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프로그램으로 호평받고 있기 때문이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이 ‘STX멤버스’프로그램. 2001년부터 운영돼 온 이 프로그램은 각 계열사별 협력업체 관리 시스템을 통합한 것으로 조선·기계 부문 4개사(조선해양, 엔진, 메탈, 중공업)와 거래하고 있는 협력업체 중 거래기간 3년 이상, 거래금액 20억원 이상으로 가격, 품질, 납기경쟁력이 입증된 80개 협력사를 중심으로 한다. STX는 먼저 중소기업의 원자재 가격정보 수집 능력에 한계가 있다는 점에 감안, 매주 주요 원자재 가격 동향을 이들 협력사에 제공하고 있다. 또 매년 우수 협력업체 실무진들에게 해외 연수의 기회를 주고 있다. 구매조건부 신제품개발사업과 주요 원자재 단가 연동제 등도 운영되고 있다.
협력업체 입장에서 가장 반가운 것은 다양한 자금지원 정책이다. STX조선해양은 4월 조선분야 중소기업 특별금융 지원을 위한 대ㆍ중소기업 상생협력 협약을 체결했다. 경남 지역 대형 조선소와 연합, 내년까지 총 400억원 규모의 협력업체 특별 금융지원도 진행하고 있다. STX가 추천한 우수협력업체에 대해 기업은행이 납품 실적을 근거로 연간 납품 금액의 최대 6분의1까지 생산자금으로 지원해주는 ‘네트워크론’도 있다.
협력업체 지원정책은 국내에 국한되지 않는다. STX조선해양은 중국 다롄에 동반 진출한 협력업체를 지원하기 위해 산업은행 등과 공동출자, 자본금 7억원 규모의 ‘클러스터 지원단‘ 운영을 위한 유한회사까지 설립했다. 이 회사는 다롄의 협력업체를 대상으로 운영자금 마련을 위한 금융 기관 주선, 중국 현지 노동법과 세법 변화에 따른 경영 컨설팅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2008년말엔 국내 조선업체 최초로 우리은행과 1,000억원 규모의 ‘상생펀드’를 조성했다.
협력업체 기술개발 지원 사업도 빼놓을 수 없다. 협력업체의 생산, 경영, 품질 부문 등에 대한컨설팅을 해 주는 ‘구조고도화 사업’, 자문위원이 협력업체의 ‘경영닥터’(비상근고문)가 돼 6~12개월 동안 경영 자문을 제공하는 ‘경영닥터제’, 협력업체와 공동으로 태스크포스팀을 구성해 주요 수입 기자재 및 부품의 국산화를 지원하는 ‘1사1품목 개선개발 사업’등이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다.
이 같은 노력은 외부로부터 먼저 인정을 받고 있다. STX메탈은 4월 중소기업청과 대ㆍ중기협력재단으로부터 ‘대중소기업 기술협력 우수기업상’을 수상했고, STX엔진은 2008년 협력업체인 대신금속과 함께 K9 자주포용 부품 국산화에 성공해 중소기업청의 ‘아름다운 동행상’을 받았다. STX조선해양도 제5회 대중소기업협력대상에서 단체부문 최고상인 대통령 표창을 수상했다. STX 관계자는 “대기업과 협력업체 간 상생경영은 이제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기업의 경쟁력 강화와 생존을 위한 필수 조건”이라며“앞으로도 상생경영의 모범을 제시하고 보다 발전적인 협력관계를 이끌어 갈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진석기자 jse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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