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수 한국은행 총재가 내달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김 총재는 현 시점에서 경기회복 보다는 물가안정이 더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12일 정례회의를 열고 이달 기준금리를 지난달과 같은 2.25%로 동결키로 결정했다.
김 총재는 기자회견에서 “앞으로는 견조한 성장을 이끄는 것보다 물가 안정을 유지하는 게 매우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국내 경기는 수출 호조와 내수 증가에 힘입어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며 “이에 따른 수요 압력 증대와 일부 공공요금 인상, 국제 원자재가격의 상승세로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질 것”이라고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달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동결한 이유는 미국의 경기회복세 둔화 등으로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 금통위는 결정문에서 “주요국 경기의 변동성 확대 등이 위험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한은은 ▦미국의 경기회복둔화가 ‘더블딥’으로까지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며 ▦그렇기 때문에 글로벌 변수가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제한적으로 평가했다. 김 총재는 “대외경제의 불안이 커져 면밀히 살펴보겠다”면서도 “최근 미 경제의 회복 속도가 둔화하는 등 세계경제의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있으나 더블딥에 빠질 위험은 별로 없다는 것이 주요 국제기구와 중앙은행들의 공통적인 전망”이라고 말했다. 또 “수출이 잘 되고 있고 내수도 살아나고 있어 우리 경제 전망을 수정할 정도는 아니며, 고용 개선도 경기 확장세를 시사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시장에선 금통위가 이달을 건너 뛴 만큼 다음달에는 금리를 다시 올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선 ‘기업과 가계의 자금 수요가 늘어나는 추석이 끼어 있어 금리를 올리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을 내놓고 있지만, 김 총재는 “추석이 통화정책 판단의 결정 변수는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김 총재는 지난달 금리인상으로 인해 부동산시장 침체가 더 심해졌을 것이란 지적에 대해서도 “(금리인상이 주택시장에 미친) 영향은 없었던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진주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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