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ㆍ세계화 시대의 더께를 걷어내면 이주 노동자들의 열악한 삶이 보인다. 창작집단 혼의 '서울, 나마스테'는 그들을 그린 박범신씨의 소설 를 연극화한 무대다. 민속 악기를 사용한 음악, 다채로운 의상 등 시청각 효과가 무대의 맛을 살린다.
네팔에서 온 노동자와 한국 여성의 사랑 이야기를 중심축으로, 21세기 한국이 껴안아야 할 문제의 속내를 비춰준다. 그들의 애환과 외로움을 통해 한국 사회의 이면을 말하는 연극이다.
등장하는 나라만큼이나 다채로운 음악이 탄탄한 텍스트를 받쳐준다. 구슬프고도 신비로운 몽골 지역의 독특한 구음(口音)은 극의 내용에 맞게 라이브로, 그 밖의 악기 연주는 녹음으로 나온다. 티벳, 몽골, 네팔 등 출신의 민속악 연주자 16명이 작곡가 황호준씨가 지은 퓨전 국악 선율을 연주했다. 여기에 아시아 각국의 무용 동작에서 뽑아올린 몸짓을 주조로 한 한국무용가 배강원씨의 안무, 히말라야의 만장을 모티프로 한 디자이너 장혜숙씨의 의상 등이 가세해 무대를 풍성하게 한다.
원작자 박범신씨의 아들로 조연출을 맡은 명수씨, 소설가 황석영씨의 아들로 음악을 맡은 호준씨 등 2대에 걸친 창작열을 보이고 있는 젊은 예술가들의 참여도 화제다.
연출가 김태훈씨는 "생계의 늪에서 허덕이는 저소득층의 이야기인 '안녕 모스크바' 등 소외지대를 그린 일련의 연극적 작업을 잇는 무대"라고 말했다. 그는 "가을께는 외국인 노동자가 많이 사는 지역에서 공연할 예정"이라며 "일본에서도 이 작품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7월 3~11일, 남산예술센터 드라마센터. (02)758-2122
장병욱기자 a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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