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째 계속되는 아프가니스탄 전쟁을 화해를 통해 종식하기 위한 '평화 지르가(부족장회의)'가 2일 탈레반의 필사적 방해공격 속에 카불에서 막을 올렸다.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간 대통령은 이날 카불 외곽에 마련된 대형 천막에서 아프간 전역의 부족원로와 종교 지도자 등 1,6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개회를 선언했다. 카르자이 대통령은 개막 연설에서 탈레반에게 무기를 버리고 투항할 것을 권고했다.
하지만 탈레반이 회의장 수백미터 밖에서 잇따라 자살폭탄 공격과 총격을 퍼부어 카르자이 대통령의 연설이 한 시간 이상 중단됐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일 보도했다. 지르가 회의장 주변 치안을 맡고 있는 아프간 경찰 관계자는 "행사장 진입을 시도하던 괴한들이 자살 폭탄공격을 감행해 2명이 사망하고, 1명은 생포됐으며 지르가 참석자 가운데는 피해자가 없다"고 발표했다.
자살폭탄 공격 직후 탈레반 대변인은 이번 공격이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발표했다. 이 대변인은 "지르가 저지를 위해 4명의 자살폭탄 공격대원을 카불에 파견했으며, 이들은 폭탄과 중화기로 무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아프간 경찰 간부는 아프간 당국이 지르가 행사장 주변에 안전지역을 설정하고 수주간 봉쇄해 왔으나, 탈레반들이 안전지역 내 모스크에 숨어있다 공격을 감행했다고 NYT에 밝혔다.
탈레반은 1일 성명을 통해 "지르가 참석자들은 모두 침략자와 실권이 없는 꼭두각시 정부의 연대세력이며, 지금 아프간이 겪는 비극의 원천"이라며 "지르가 참가자들에 죽음의 형벌을 내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영오기자 young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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