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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메시지] 격동의 시대… 600살 소나무의 푸르름이 눈부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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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메시지] 격동의 시대… 600살 소나무의 푸르름이 눈부시다

입력
2010.05.28 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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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따라 유난히 봄 소식이 늑장을 부리는가 싶더니 어느덧 오후의 햇살이 뜨겁게 느껴지기 시작한다. 녹음이 우거지는 여름의 초입에 서 있지만 우리 사회의 체감 온도는 아직 지난 4월의 한파를 겪고 있는 듯하다. 밖으로는 미국발 금융위기의 후폭풍이 잦아드는가 싶더니 유럽의 재정위기라는 싸늘한 바람이 불어오고, 안으로는 천안함 사태로 인해 온 국민이 움츠러든 느낌이다.

때 아닌 한파를 겪으면서 드는 생각은 우리 젊은이들이 사회 분위기를 이겨내지 못하고 좌절감이나 냉소주의의 늪에 빠지면 어쩌나 하는 것이다. 사상 유래 없는 글로벌 경제위기와 취업난이 쉽게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막연한 불안감에 사로잡히거나 자포자기하는 모습을 보이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이 든다.

요즈음 회사 앞 남산에 오르면 우거진 활엽수 가운데서 소나무 몇 그루를 찾아낼 수 있다. 이 소나무들은 조선 태종 때 남산에 심어졌다 하니 무려 6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한 자리를 지켜온 것이다. 남산의 소나무가 모진 풍파를 이겨내며 민족의 정기를 이어왔듯, 나는 우리의 젊은 새싹들이 일희일비하지 않고 초지일관 스스로의 본분에 충실해 주었으면 한다.

격동의 시대일수록 믿고 신뢰하게 되는 사람은 우직한 마음가짐으로 자신의 위치에서 맡은 바 소임에 충실한 사람들이다. 이러한 사람들은 한때 궁박한 처지에 있다 하더라도 언젠가는 반드시 올바른 길을 찾아 가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유배지에서 '목민심서'를 완성한 다산 정약용이나, 마찬가지로 유배 중 추사체라는 불멸의 서체를 이룬 김정희와 같이 주어진 상황 하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한 분들의 사례를 우리는 역사에서 적지 않게 찾을 수 있다.

경기 침체와 지정학적 리스크가 우리를 위협하더라도, 맡은 바 본분에 충실하며 스스로를 갈고 닦는 사람은 사회가 활력을 되찾기 시작할 때 화려한 꽃을 피우면서 알찬 열매를 맺을 것이다. 40여 년 금융인으로서의 삶을 살아오면서 지금의 내가 있도록 해 준 것이 무엇이었던가 생각해보면 지난 세월 크고 작은 풍파를 겪으면서도 항상 은행원으로서 본분에 충실하려했던 마음가짐이 아니었던가 싶다.

'어떻게 잘 되겠지' 라는 막연한 낙관론이나 '어쩔 수 없지'라는 체념적 비관론에 휩쓸리기보다는 바로 지금 내 앞에 놓여있는 학업, 업무 그리고 나의 삶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이러한 마음가짐을 가진 젊은이들이 점점 늘어날수록, 600년 동안 한 자리를 지키며 그 기백을 뽐내고 있는 남산의 저 소나무처럼 우리사회는 푸르름을 더해 갈 것이다.

신상훈 신한금융지주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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