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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황장엽 노리는 북한 지금 제정신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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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황장엽 노리는 북한 지금 제정신인가

입력
2010.04.21 1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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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관계가 갑자기 30~40년 전으로 되돌아간 느낌이다. 천안함 침몰과 북한의 개입 가능성으로 어수선한 상황에서 황장엽 전 노동당비서 암살 지령을 받고 남파된 공작원 2명이 검찰에 구속됐다. 이들은 탈북자로 가장해 중국 태국을 거쳐 입국한 뒤 황씨를 살해하려 했다고 한다. 검찰은 이들이 북한의 대남ㆍ해외공작을 총괄하는 정찰총국의 김영철 총국장에게서 암살 지령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무장공비 남파 같은 살벌한 대남 도발이 벌어지던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사건이다.

1997년 망명 이후 북한 세습 체제를 강도 높게 비판해온 황 전 비서가 북측에는 눈엣가시였을 것이다. 북측은 실제로 그를 '추악한 민족 반역자'라며 살해 위협을 가하기도 했다. 그러나 공작원을 남파해 살해하려 했다는 것은 중대한 테러범죄일 뿐 아니라 남북관계를 파탄으로 몰고 갈 도발행위다. 한 편에선 금강산 관광 재개와 개성공단 확대 등을 요구하면서 다른 한 편에선 암살 공작조 남파와 같은 도발을 획책한 셈이다. 더욱이 황 전 비서 살해 지시를 내렸다는 지난해 11월은 남북 간에 제 3차 정상회담 추진을 위한 물밑 접촉이 진행되던 때였다. 북측의 이중적 행태에 배신감을 넘어 절망감을 느낀다.

북한 정찰총국은 대남 공작을 주도하던 노동당 작전부와 35호실, 인민무력부 정찰국 등이 통합돼 지난해 2월 출범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천안함 사건의 배후로 지목하고 있기도 하다. 이 기관을 움직이는 군부 강경세력이 김정일 위원장의 지시를 받는지는 알 수 없지만 대남 도발과 테러행위를 계속한다면 남북관계의 회복과 발전은 기대하기 어렵다. 북측은 대결의 시대로 돌아가겠다는 것인지, 교류와 협력을 원하는지 태도를 분명히 해야 한다.

이번 사건은 1만 명을 훌쩍 넘은 탈북자 보호와 관리에도 각별한 신경을 써야 함을 일깨운다. 위장 탈북을 가려내는 체제를 강화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 과정에서 선량한 탈북자들의 인권을 침해하거나 과도하게 부담을 주는 일이 없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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