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리 지음/시공사 발행ㆍ272쪽ㆍ1만2,000원
열심히 신나게 잘 살던 젊은 여성이 만 서른 살에 유방암 판정을 받는다. 절망하고 울어야 할까, 아니면 갑자기 의연해져서 투지에 불타야 할까.
이 책의 지은이가 보인 태도는 둘 다 아니다. 프랑스에서 유학하고 일하면서 잘 지내던 중에 인생 최악의 불청객 유방암을 맞이한 그는, 충격 속에서도 유쾌하게 대처하기로 한다. 항암치료에 머리카락이 빠지자 화끈하게 싹 다 빠졌다가 새로 자라면 머릿결이 확 좋아질지 모른다고 능청을 떤다. 암세포도 내 몸의 일부이니 미워하지 말자고 다짐하면서, 독한 항암약을 '미친 세포를 위한 다이어트 보조제'라 부르며 "항암제 칵테일 한 잔씩 하신 후 다들 사망하시기 바란다"고 말한다.
이 책은 8개월 간의 투병기다. 다행히 치료가 잘 됐다. 영웅적인 이야기는 아니다. 솔직하고 담담하다. 암과 싸우면서도 파리 곳곳을 누비며 삶을 즐기는 그의 모습은 용기를 준다.
오미환 기자 mh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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