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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구제역 확산 막으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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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구제역 확산 막으려면

입력
2010.04.14 1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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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 경기 포천의 젖소 농장에서 구제역이 발생한 데 이어, 8일에는 인천 강화군에서 다시 구제역이 발생했다. 이번에는 한우뿐만 아니라 돼지에까지 발생해 축산 농가와 관련 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구제역으로 확인된 이상 빠르고 효과적인 초기 차단방역으로 확산을 막고 피해를 줄이는 길밖에 없다. 이를 위해 현장을 다녀본 경험을 바탕으로 시급히 개선해야 할 몇 가지 사항을 지적하고자 한다.

첫째, 많이 나아지긴 했지만 구제역 발생 지역을 제외한 다른 지역에서의 방역 활동이 형식에 그치는 경우를 종종 보았다. 구제역은 바이러스성 질병으로 야외에서 생존력이 무척 강하다. 따라서 한 곳이라도 구멍이 나면 급속히 다른 지역으로 번져나가는 특성이 있다. 2000년 경기 파주에서 발생한 구제역은 순식간에 멀리 충북까지 전파되었다. 강화도에서 발생했다고 해서 멀리 떨어진 지역은 안전지대라고 할 수 없다는 것을 증명한다. 대만은 1997년 초기 구제역 대응에 실패하면서 사실상 구제역 상재국이 되었다. 지금이라도 축사를 중심으로 일제 소독과 함께 차단 방역이 제대로 이루어지는지 점검하고 농가별 방역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둘째, 프로 의식의 실종이다. 대부분 축산 농가는 매일 소독을 하고 출입을 통제하느라 여념이 없다. 하지만 일부 농가에서는 아직도 차단 방역의 중요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심지어 고용인에게 모든 것을 맡겨 놓는 경우가 있다. 특히 외국인 고용인의 경우 의사 소통이 원활하지 못해 철저한 교육 없이는 방역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위생 점검에서 위반사항이 발견되는 식품업체에 벌칙을 부과하듯이, 부실한 방역 관리를 하는 농가에 대해 패널티를 부과하는 등 과감한 대응이 이뤄져야 한다.

셋째, 축산 농가에서는 해외 위험지역 여행을 자제하고 농장 출입 전 격리기간을 엄격히 준수해야 한다. 최근 중국에서 구제역 O형이 발생했는데, 우연의 일치인지는 몰라도 이번 강화군 구제역도 O형이다. 물론 유전자 분석을 해봐야 정확한 내역이 밝혀지겠지만, 해외에서 어떤 경로를 통해 유입됐을 가능성이 크다. 과거 구제역 발생 사례를 보면 축산 농가들이 위험지역을 여행하거나 외국인 고용인이 왕래한 사례가 종종 있었다. 해외 여행을 가서 생고기 시장(Wet market)을 방문하는 것은 오염 농장을 방문하는 것만큼이나 위험한 일이다. 따라서 제2, 제3의 구제역 유입을 막으려면 해외 위험지역 여행을 자제해야 하며, 농장에 출입하기 전에 격리기간을 준수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구제역에서 자유로워지려면 땜질 처방보다는 근본적인 해결책 마련이 필요하다. 많은 질병이 그러하듯이 구제역도 우리가 막고 싶다고 다 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위험한 주변국으로부터 최대한 구제역 유입을 차단하는 제도적 장치는 강구해야 한다. 구제역과 같은 악성 가축 전염병은 한번 발생하면 그 피해가 수백억에서 수천억 원에 이른다. '국경에서부터 농장까지(From border to farm)' 차단 방역을 강화해야 한다.

미국, 호주, 뉴질랜드, 일본 등은 중국이나 동남아 국가와 상당한 인적ㆍ물적 교류를 하면서도 우리와 달리 상당 기간 구제역 발생이 없었다. 우리는 그 동안 일이 터지면 요란하다가도 잠시 지나면 잊어버리는 경우가 많았다. 이번 구제역 발생을 계기로 지속적인 방역 개선 및 보완을 통해 더 이상 만시지탄이 없었으면 한다.

박봉균 서울대 수의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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