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천안함 인양 난항/ '시치미 軍'…지진파 묵살 이어 음파 관측보고도 은폐 의혹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천안함 인양 난항/ '시치미 軍'…지진파 묵살 이어 음파 관측보고도 은폐 의혹

입력
2010.04.12 00:02
0 0

군이 천안함 침몰 사고와 관련한 지진파를 묵살한 것 외에 당시 발생한 음파의 존재도 은폐한 것으로 드러났다. 음파를 일으킨 탄두의 위력이 TNT 260㎏ 상당으로 분석돼 어뢰 공격 가능성에 재차 무게가 실리고 있다.

TNT 260㎏ 위력 폭발

민주당 노영민 의원은 11일 지질자원연구원의 보고 내용을 토대로 "천안함 사고 당시 인근 백령도 관측소에서 6.575㎐의 음파가 관측됐다"며 "사고 수역에서 177㎞ 떨어진 김포관측소, 220㎞ 떨어진 철원관측소에서도 음파가 포착됐다"고 밝혔다. 지질연구원은 음파의 위력에 대해 수면 아래 10m지점에서 폭발한 것으로 가정했을 때 TNT 260㎏ 규모라고 분석했다. 특히 음파가 1.1초 간격으로 두 번 감지된 것은 버블제트(bubble jet) 효과에 의한 1, 2차 폭발을 의미한다고 연구원 측은 추정했다. 노 의원은 "이 사실은 사고 발생 6시간 내에 청와대 위기상황센터와 국정원에 보고됐다"고 주장했다.

지질연구원의 분석이 맞는다면 공격 무기는 중어뢰가 유력하다. 중어뢰의 탄두 무게는 250~300㎏ 정도다. 우리 군의 경우 탄두 무게 280㎏ 상당의 중어뢰를 운용하고 있다.

숨긴 게 아니라 공개하지 않은 것?

백령도 관측소는 북핵 대응 매뉴얼에 따라 사고 다음날인 지난 달 27일 리히터 규모 1.5 상당의 지진파 관측 결과를 관계부처에 보고했다. 하지만 군은 보고 이후 닷새가 지난 이달 1일 중간 조사결과 발표에서 이 내용을 발표문에 슬쩍 집어넣는데 그쳤다.(본보 3일자 1면 보도) 지진파는 사고발생 시각을 확증하는 객관적인 증거였는데도 일부러 묵살한 것이다. 당시 군 고위 관계자는 "다른 증거도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했기 때문에 공개하지 않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군은 이후 음파의 존재 여부에 대해서도 함구해왔다. 홍태경 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는 이날 "강력한 폭발이라면 당연히 상당한 규모의 음파가 함께 발생했을 텐데 사고 후 전문가들이 아무리 물어도 관계 당국은 답이 없었다"고 말했다.

군의 반응은 적반하장이다. 원태재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지질연구원에서 다음 날 전화가 왔는데 자기네가 이렇게 측정한 것을 공개해도 되겠냐고 묻길래 그쪽 판단대로 하라고 했다"며 "우리는 (지진파나 음파를) 숨긴 적이 없다. 말 안 하는 것을 다 숨겼다고 하면 좀 그런 것 아니냐"고 말했다.

저주파라 귀에 안 들려

수중폭발에 따른 파동이 전달되는 경우는 매질에 따라 크게 공중음파, 수중음파, 지진파의 세 가지로 나뉜다. 이 중 지진파는 물에서 육지로 전달되면서 간섭현상에 의해 크게 감쇄된다. 음파도 수중에서 공중으로 전이될 경우 에너지가 변환되지만 지진파에 비해 손실이 덜해 훨씬 멀리까지 전달된다.

이번에 백령도에서 관측된 공중음파는 20㎐이하의 저주파였다. 인간이 들을 수 있는 음파의 주파수 대역은 20~2만㎐다. 따라서 귀에는 들리지 않았지만 백령도 관측소에서는 충격에 따른 음파를 감지할 수 있었다.

김광수 기자 rollings@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