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어닝 시즌'이다. 이번 주부터 국내와 미국 기업들의 1분기 실적발표가 시작된다. 전고점을 돌파한 국내 증시는 이번 실적시즌을 거치며 방향성이 결정될 것으로 보이고, 미국 기업의 실적 발표는 미 경기 회복 정도를 가늠하는 기회가 될 전망이다.
국내기업은 신세계(12일)를 시작으로 포스코(13일), 대한항공(14일), 현대차(22일), 삼성전자(30일) 등의 실적발표가 예정돼있다. 11일 교보증권에 따르면 국내 주요 500대 기업의 1분기 예상 영업이익은 약 20조2,600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교보증권 김동하 연구원은 "실적 개선은 그 자체로 국내 증시의 모멘텀이 되며 외국인의 순매수를 이끌어 낼 가능성도 크다"면서도 "최근 국내 증시 상승에 실적 기대감이 이미 반영됐으며 이익 추정치 역시 추가적인 상향조정은 없기 때문에 강한 상승세를 기대하기는 힘들어 보인다"고 말했다.
미국도 12일(현지시간) 알코아를 시작으로 인텔(13일), JP모건체이스(14일), 구글(15일), 뱅크오브아메리카(16일) 등 주요 기업들의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다.
전문가들은 민간부문 경기 회복을 가늠할 수 있는 소비관련 업종의 실적을 주목하라고 조언한다. 신한금융투자 한범호 연구원은 "금융업종 실적에서는 금융위기 극복여부를, 소비업종에서는 민간 소비의 회복 여부를 가늠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전통적으로 우리나라 기업들과 밀접한 관계를 가진 정보기술(IT) 업종이 시장의 실적 예상치를 충족시켜줄지도 관심사다. 미래에셋증권 정승재 연구원은 "인텔, 휴렛패커드, 애플, 구글 등이 IT업종의 실적 개선을 주도하고 있다"며 "IT업종 중심의 미국 1분기 실적발표가 국내 증시에 훈풍이 돼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미국 기업의 실적 개선이 외국인 매수로 이어질지 불투명하다는 시각도 있다. KB투자증권 임동민 연구원은 "과거에는 미국기업의 실적 개선으로 미 증시가 상승하면 외국인들이 국내 증시에서도 '사자'에 나서는 경향이 있었다"면서도 "한국 기업들이 미국 기업보다 금융위기로부터 한 발 빨리 회복한데다 일부 유럽국가 재정 문제나 환율 문제가 여전히 변수로 남아있어 미국 기업 실적 개선이 외국인 매수로 이어진다고 예단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문향란 기자 iam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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