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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실수도' 권철신 成大 명예교수 사비로 후학 양성/ "캠퍼스 떠나도 제자 못잊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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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실수도' 권철신 成大 명예교수 사비로 후학 양성/ "캠퍼스 떠나도 제자 못잊어"

입력
2010.03.11 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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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논문을 끝내지 못한 제자들이 눈에 밟혀서…."

20년 넘게 연구실에서 제자들과 숙식을 함께 하며 연구에 몰두했던 노(老) 교수가 퇴임 후에도 사비를 털어 후학 양성에 힘쓰고 있다. 입실수도(入室修道) 교수로 유명한 권철신(65) 성균관대 시스템경영학과 명예교수.

권 교수는 1986년 2월 성균관대에 부임한 뒤 지난달 28일 정년퇴직을 하기까지 시간의 대부분을 33㎡(10평) 남짓한 연구실에서 보냈다. 명절과 일요일이 아니면 집에 들어가지 않고, 제자들의 논문지도와 연구에 몰두했다. 스님이 입산해 수도를 하는 것 같다고 해 그에 붙여진 별명이 '입실수도(入室修道) 교수'다.

퇴임 후에도 권 교수의 제자사랑은 계속되고 있다. 아직 석ㆍ박사 학위과정을 끝내지 못한 5명의 제자들이 눈에 밟혔다는 권 교수는 최근 사비를 털어 서울 양재동에 사무실을 얻어 논문지도를 해주고 있다.

"나를 믿고 따라준 제자들인데 내가 정년을 맞아 학교를 떠난다고 냉큼 나몰라라 할 수는 없지요." 사무실에는 아직 전화와 인터넷도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지만 제자들에 대한 애정만은 변함이 없다.

박사과정 재학생 전정철(30)씨는 "항상 연구에 대한 열정이 넘치는 교수님을 존경한다"며 "세계적인 권위자인 교수님이 퇴임 후에도 직접 지도를 해주셔서 고마울 따름"이라고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권 교수는 국내 연구개발(R&D) 공학분야의 선구자로 권철현(63) 주일대사가 그의 동생이다. 권 교수의 전공은 제조업체가 신제품을 개발할 때 필요한 시스템과 매뉴얼을 구축하는 것으로 그는 교수 재임 중 193편의 논문을 발표했다.

24년간 연구실에서 먹고 자며 배출한 석ㆍ박사는 190여 명에 이른다. 권 교수는 "우리나라가 살 길은 우수한 인재를 배출해 내는 것 밖에 없다"며 "나와 인연을 맺었던 제자들이 전공분야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해줬으면 하는 것이 나의 바람"이라고 말했다.

박은성 기자 esp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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