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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속 열린공동체, 우리도 해보자" … 옥탑방엔 '더불어 향기' 그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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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속 열린공동체, 우리도 해보자" … 옥탑방엔 '더불어 향기' 그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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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1.04 2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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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신년특집] 새내기 기자가 찾은 '희망 2010'학습모임 '만행' 회원들 '빈집' 배워 실천"집은 사람들간 경계 허무는 소통의 장"원주민 내쫓는 재개발 반대 주거권 운동도

주거문제에 대해 대안을 찾는 젊은이들은 '빈집' 거주자 뿐만이 아니다.

'빈집'처럼 직접 방을 구해 열린 공동체를 시도하고 있는가 하면, 돈 없는 사람들이 살던 곳에서 쫓겨나는 방식의 재개발에 대해 직접 반대 목소리를 내는 이들이 하나 둘 늘고 있다.

제2의 빈집을 꿈꾸며

지난달 29일 서울 동작구 흑석3동 주택가 10평 남짓한 옥탑방에서 만난 김이경(25ㆍ여), 주세운(24ㆍ남)씨 역시 '빈집'과 같은 도심 속 열린공동체를 꿈꾸고 있다.

두 사람을 포함한 20대 6명은 각자의 돈을 모아 지난 5월 보증금 200만원, 월세 25만원짜리 이 곳 옥탑방을 얻었다. 3년 전 국제빈곤문제를 다루는 대학생연합동아리에서 만난 이들이 2008년 9월 꾸린 학습모임인 '만행'(萬行)의 활동 근거지로 마련한 것이다. 만행은 '만일(萬日) 동안 아는 것을 실천하자'는 뜻이다.

이들은 모두 대학 4학년에 재학 중이거나 대학을 막 졸업한 24~27세. 남들 같으면 한창 취업에 매달릴 시기에 방을 얻고 모임을 꾸린 이유는 뭘까.

주씨는 "동아리에서 타인의 빈곤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활동했지만, 막상 우리 스스로의 문제에 대해 아무 대책이 없어 함께 길을 찾아보자는 취지로 출발했다"고 말했다. 취업을 위한 공부가 아니라 '어떤 삶을 살 것이냐'를 고민하고 그 결과물을 실천해 보자는 것이었다.

모임 출발 당시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지 몰랐던 이들이 수소문 끝에 찾은 곳이 해방촌 '빈집'이었다. 주씨와 김씨는 지난해 초 두 번 정도 빈집에 단기 투숙하면서 빈집 공동체 운영 방식을 관찰하면서 "이렇게도 살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고 한다.

아직은 지방 출신인 박규섭(27ㆍ남)씨만 상주하고 나머지 회원들은 수시로 들러 지내는데, 우선 함께 책을 읽으며 토론하고 산행 등을 하면서 문제의식을 공유하는 중이다.

회원들이 토요일마다 함께 모여 재래시장에서 장을 보고 요리를 하고 있는 것은 공동거주를 위한 연습이다. 옥탑방은 지금도 빈집처럼 누구나 올 수 있도록 문을 잠그지 않는다.

김이경씨는 "여름에 한번 머물고 간 30대 남성이 요즘도 새벽에 불쑥 찾아와 잠을 자거나 가끔 쌀을 놓고 간다"고 말했다

비록 방 한 칸밖에 없지만, 이들의 목표는 공간을 좀 더 넓혀 '빈집'같은 도심 속 문화공동체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무조건 집을 사고, 내 집값만 오르면 된다"는 생각에서 벗어난 이들에게 집은 "사람들간의 경계를 허물면서 함께 어울릴 수 있는 소통의 장"(김이경씨)이다.

주거문제의 구조적 해결을 위해

주거 관련 시민단체 '주거권운동네트워크' 소속의 민선(28ㆍ여ㆍ가명)씨가 찾고 있는 주거문제 대안은 '대안개발'이다. 높은 비용 때문에 가난한 주민들이 어쩔 수 없이 살던 곳을 떠날 수밖에 없는 기존 재개발의 폐해를 개선하자는 것이다.

민선씨는 실제 주거 관련 시민단체들이 모여 2년째 추진 중인 서울 성북구 삼선4구역 재개발에 참여하고 있다.

그는"삼선4구역은 노후한 주택에 도시가스가 들어오지 않아 정비가 시급하지만 수익성이 없다는 이유로 건설사들이 거들떠 보지 않았다"면서 "거주민들을 위한 개발을 위해 2008년 7월부터 주민을 설득해 현재 구체적 개발안을 만들고 있는데, 내년 상반기에 주민들의 의견을 모아 서울시에 제안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최근에는 저렴한 하숙집, 자취방, 음식점을 없애는 대학교 앞 재개발을 학생들이 힘을 합해 저지한 일도 있었다.

올해 초 고려대 하숙생 900여명이 거주하고 있는 동대문구 제기동 136번지 일대를 개발해 35층짜리 고층 아파트를 지으려는 재개발이 추진됐는데, 고려대 총학생회가 나서면서 사실상 중단됐다.

고려대 총학생회가 지난 7, 8월 학생 2,000여명의 반대 서명을 받아 서울시에 제출해 11월 초에 주민과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한 재개발을 추진해야 한다는 서울시 결정이 내려졌다.

당시 서명운동을 추진한 총학생회 이상철(26)씨는 "학생과 지역주민이 똘똘 뭉쳐 건설사의 이윤만을 생각한 재개발을 일단 멈췄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면서 "젊은 학생들도 본인의 주거권에 대해 눈을 뜨고 있다"고 말했다.

강성명기자 smkang@hk.co.kr

사진=최흥수기자 choisso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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