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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특집/ 문화캘린더 - 2010년, 위대한 예술가들의 발자취를 돌아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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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특집/ 문화캘린더 - 2010년, 위대한 예술가들의 발자취를 돌아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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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1.04 2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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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체호프 탄생 150년

러시아의 소설가이자 극작가인 안톤 체호프(1860~1904)가 1860년 1월 29일 태어났다. 의사이기도 했던 체호프는 리얼리즘에 입각, 당대 러시아의 온갖 계층 사람들의 적나라한 모습을 풍자한 단편 '결투' '관리의 죽음' 등을 발표해 '단편소설의 완성자'라는 명성을 얻었다. 극작가로도 영민한 재능을 발휘해 '갈매기' '세자매' 등의 명작을 남겼다.

3월

▦쇼팽 탄생 200년

'피아노의 시인'으로 불리는 작곡가 쇼팽(1810~1849)이 1810년 3월 1일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태어났다. 39년의 삶 동안 쇼팽은 단 한 곡의 교향곡도 쓰지 않고 오로지 피아노 음악에 집중했다. 부드러운 선율과 자유로운 구조로 독자적 양식을 구축했으며, 후세의 피아노 연주법에도 큰 영향을 끼쳤다. 쇼팽 재조명은 당연히 피아니스트들의 몫이다. 4~6월 금호아트홀의 '쇼팽 특집'에서는 박종화, 유영욱, 손열음, 피터 야블론스키 등이 차례로 그의 음악을 연주하고, 쇼팽 콩쿠르 출신인 임동혁도 2월 독주회를 통해 그를 기린다.

4월

▦국내 최초 로댕 회고전

근대 조각의 선구자로 불리는 프랑스 조각가 오귀스트 로댕(1840~1917). 그의 열정적 삶과 위대한 예술세계가 눈 앞에 펼쳐진다.

4월 30일부터 8월 22일까지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열리는 '로댕_위대한 손'전은 샤갈(2004), 피카소(2006), 모네(2006), 반 고흐(2007~2008), 르누아르(2009) 전 개최로 국내 미술 전시 역사에 큰 획을 그어온 한국일보가 기획한 국내 최초의 로댕 회고전이다.

19세기 후반 미술사의 격변기를 살았던 로댕은 르네상스 이후 오랫동안 장식미술의 일부로만 여겨졌던 조각에 생명력을 불어넣어 미술의 독립적 분야로 끌어올린 근대 조각의 시조. 하급 관리의 아들로 태어난 그는 14세에 국립공예실기학교에 들어가 조각가로서 기초를 닦았지만, 국립미술전문학교에 세 번 내리 낙방해 허드렛일을 하며 연명하기도 했다. 그러나 1878년 '청동시대'를 통해 명성을 얻기 시작, 수많은 걸작들을 빚어냈다. 그의 조각은 사실적이면서도 인간 내면의 깊이를 담고 있고, 인체의 역동성을 표현하는 동시에 인간의 감수성도 풍부하게 드러낸다.

이번 전시는 특히 프랑스 파리 로댕미술관과 공동으로 기획했다는 점에서 그 수준을 짐작케 한다. 로댕 만년의 아틀리에였던 호텔 비롱을 토대로 1916년 출발한 로댕미술관은 로댕의 대표작들을 모두 소장하고 있는 로댕 예술의 보고이다. 로댕미술관의 수석 큐레이터인 나딘드 레니가 전시 큐레이터를, 로댕미술관장인 도미니크 비에빌이 전시 자문을 맡았다.

로댕 예술의 출발점인 '청동시대'를 시작으로 '지옥의 문' '생각하는 사람' '키스' '발자크 상' '칼레의 시민' '빅토르 위고 상' '카미유 클로델' 등 100점이 넘는 작품이 한국으로 건너온다. 청동 작품뿐 아니라 로댕의 손길이 고스란히 묻어있는 석고 원본과 대리석 작품도 포함돼있다. 80여 점의 드로잉과 사진은 로댕 예술을 보다 입체적으로 보여주는 자료들이다. 비극으로 끝난 제자 카미유 클로델과의 러브 스토리도 전시를 통해 재조명된다.

서순주 전시총감독은 "그동안 회화, 특히 인상파 위주의 전시를 주로 선보여왔는데 이번에는 대중들에게 근대 미술의 폭넓은 창작 형태를 보여주고자 한다"며 "로댕을 통해 공간 예술, 입체 미술이 어떻게 새로운 단계로 발전했는지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5월

▦피천득 탄생 100년

수필가이자 영문학자인 금아 피천득(1910~2007)이 1910년 5월 29일 서울에서 태어났다. 금아는 유학시절 일본인 여학생과의 인연을 소재로 한 '인연' 등, 섬세하면서도 단아한 문체로 인생의 아름다움과 인간 본연의 의지와 온정을 주제로 한 빼어난 수필들을 발표해 '국민 수필가'의 명성을 얻었다. 5월 28, 29일 고인의 인간과 작품세계를 주제로 한 학술세미나가 열린다.

6월

▦슈만 탄생 200년

낭만파 작곡가 슈만(1810~1856)은 1810년 6월 8일 독일 작센에서 태어났다. 낭만적인 피아노 독주곡과 가곡을 다수 남겼으며, 자신이 발행한 평론지 '음악 신보'에 쇼팽, 브람스 같은 음악가를 처음 소개하는 등 비평가로도 활동했다. 올해는 그의 음악을 자주 들을 수 있다. 부천필이 1~7월 슈만과 그의 아내 클라라를 흠모한 브람스의 작품을 묶어 8차례 연주회를 연다. 금호아트홀은 6~7월 '슈만 특집'을 마련했다.

7월

▦말러 탄생 150년

올해 전 세계의 콘서트홀에서는 구스타프 말러(1860~1911)의 교향곡이 쉼없이 울려퍼진다. 스스로를 베토벤과 동일시했던 유대인 작곡가인 그가 1860년 7월 7일 보헤미아(현 체코)에서 태어난 지 150년이 되는 올해부터 서거 100주기인 내년까지, 말러 열기는 계속될 예정이다.

"교향곡은 세계를 담아야 한다"고 했던 말러는 오스트리아 빈과 미국에서 이방인으로 살며 체화한 다문화적 삶을 음악에 새겼다. 보헤미안 민속음악과 유대인 동요, 오스트리아 왈츠, 군가 등이 담긴 그의 교향곡은 유난히 길고 대편성을 요구한다.

말러의 음악은 1960년 탄생 100주년, 이듬해 서거 50주기에 유럽과 미국에서 대대적으로 재조명됐었다. 국내에서도 부천필이 1999년부터 2003년까지 말러 교향곡 전곡을 연주하며 말러 붐을 일으켰다.

50년 만에 다시 찾아온 말러 기념의 해, 국내 오케스트라들도 말러 대장정을 통해 기량을 과시한다. 베토벤과 브람스를 거치며 서울시향의 기초를 닦는 데 주력한 지휘자 정명훈 역시 올해의 작곡가로 말러를 지목했다. 서울시향은 8월 교향곡 2번 '부활'을 기점으로 2011년 2월까지 말러 교향곡 전곡을 순례할 계획이다. 부산시향과 대전시향도 각각 4월, 2월부터 2012년까지 전곡 연주를 마친다는 계획이다.

해외에서는 네덜란드의 명문 로열 콘서트헤보 오케스트라가 말러 사이클을 진행 중이다. 말러의 탄생일에는 그의 출생지 체코에서 체코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2번 '부활'을, 100주기인 2011년 5월 18일에는 프라하 성비투스 대성당에서 체코필과 북독일 방송교향악단이 8번 '천인'을 연주한다.

▦프티파 100주기

'잠자는 숲속의 미녀' '백조의 호수' '호두까기 인형'등 수많은 명작 발레를 안무해 '고전 발레의 아버지'라 불리는 프랑스 안무가 마리우스 프티파(1822~1910). 7월 14일은 그가 세상을 떠난 지 100년 되는 날이다. 무용수로 러시아에 진출한 프티파는 마린스키 극장의 예술감독을 맡으면서 54편의 신작발레, 17편의 개정안무, 35편의 오페라발레를 제작했다.

8월

▦마더 테레사 탄생 100년

마더 테레사(1910~1997) 수녀가 100년 전 8월 27일 옛 유고슬라비아의 한 농가에서 출생했다. 그는 인도 캘커타에서 수녀 생활을 시작한 이래 1963년 '사랑의 선교수사회'를 설립하는 등 전 생애를 가난하고 병든 이들을 돌보는 데 바쳤다. 1979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그는 인류에게 헌신의 가치와 봉사의 기쁨, 신앙의 참된 의미를 실천적 삶으로 가르쳤다.

9월

▦이상 탄생 100년

2010년은 이상(1910~1937)이 태어난 지 100년이 되는 해다.

건축기사이자 화가, 시인, 소설가로 다방면에서 탁월한 재능을 발휘한 이상의 활동기간은 1930년부터 숨질 때까지 7년 남짓. 그러나 가족, 여성, 식민지의 곤궁함 등을 주제로 당시의 현실에 대한 환멸감을 극단적 실험기법으로 표현한 그의 작품들은 당대뿐 아니라 한국 현대문학 100년사에 있어 최고의 문제작들로 평가된다.

1910년 9월 23일 서울에서 태어난 이상은 가족 콤플렉스, 자살 충동을 표현한 자전적 장편소설 '12월12일'(1930)을 발표하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이후 그는 건축가 경력을 토대로 선과 이미지, 수식과 기하학에 기반한 상상력을 실험하는 시와 소설을 잇따라 발표하며 문단에 충격을 던진다. 그의 문학은 전위성ㆍ실험성의 측면에서 파격적이었다. 1934년 시 '오감도'를 조선중앙일보에 연재했으나 난해하다는 독자들의 항의를 받고 30회로 예정된 연재를 중단, 15회로 끝낸 것은 유명한 일화다.

이상은 기생 금홍과의 기이한 동거와 이별, 사업 실패 끝에 1936년 돌연 도쿄로 갔다가 사상불온자로 일본경찰에 체포됐고 이듬해 4월 17일 그곳에서 27세의 불꽃 같은 생애를 마감한다. 문학평론가 고 김현은 이상을 폐쇄주의적 비관주의의 시각에서 식민지 현실에 비순응한 대표적인 작가로 규정지으면서 "인간에 대해 기본적으로 신뢰감을 갖고 있지 아니하면서도 그가 인간임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이율배반적인 세계인식 위에서 세계와 현실, 그리고 자아를 바라본 작가"라고 평하기도 했다.

9월을 전후해 '이상 국제 심포지엄', 그가 남긴 시와 수필, 그림을 망라한 전시회 등 이상의 삶과 문학을 기리는 다양한 행사가 열릴 예정이다.

10월

▦부산국제영화제

20만명이 찾는 국내 최대dml 영화축제인 부산국제영화제가 10월 7~15일 부산 우1동 수영만 요트경기장에서 열다섯 번째 막을 올린다. 해운대, 남포동 일대 극장에서 350여 편의 세계 영화들을 선보인다. 세계적 거장이 자신의 영화인생을 소개하는 '마스터 클래스', 한국영화 회고전 등 다채로운 행사가 열린다. 아시아 최대 영화시장을 목표로 하는 아시아필름마켓도 함께 개최된다.

11월

▦톨스토이 100주기

러시아의 대문호 톨스토이(1828~1910)가 1910년 11월 20일 러시아 아스타포보에서 사망했다. 톨스토이는 '인생은 선에 대한 희구'라는 인간관을 바탕으로 <전쟁과 평화> <안나 까레니나> <부활> 등 불멸의 걸작을 남겼다. 톨스토이는 위대한 작가로서뿐 아니라 인간과 세계의 부조리를 비판한 사상가이자, 행동하는 지식인으로 전 세계인들의 추앙을 받고 있다.

▦샤갈의 귀환

미술애호가라면 2004년 7~10월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열렸던 '색채의 마술사_샤갈'전을 기억할 것이다. 한국일보가 창간 50주년을 기념해 개최한 이 전시는 미술 전시도 관객 동원에 성공할 수 있음을 보여준 문화적 사건이었다.

세계 유수의 미술관으로부터 샤갈의 작품 120점을 빌려와 단일 작가 전시 사상 최대 규모로 열린 이 전시는 서울에서 50만명의 관객을 불러모으며 당시까지 국내 전시 사상 최대 관람객 기록을 세웠고, 이어진 부산 전시에도 15만명이 찾았다. 대가의 이름만 내건 기존의 이벤트성 전시와 완전히 다른 명품 전시를 관람객들도 알아본 것이다.

샤갈전은 수준높은 미술전시에 대한 대중의 열망을 확인시키며 블록버스터 전시의 시대를 활짝 열었다. 이후 피카소, 모네, 반 고흐, 르누아르의 회고전이 잇따라 열릴 수 있었던 것도 사실은 샤갈 덕분이다.

그리고 올해 겨울 샤갈이 다시 서울을 찾아온다. 11월 25일부터 3월 20일까지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열리는 두 번째 샤갈전은 2004년 전시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다. 러시아, 프랑스, 미국, 다시 프랑스로 이어지는 샤갈의 전 생애를 시기별로 나눠 더욱 촘촘하게 그의 면모를 들여다본다. 6년 전에는 유화 50여 점을 비롯해 판화, 드로잉 등으로 샤갈을 종합적으로 소개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면, 이번에는 유화 작품 수를 대폭 늘리고 규모도 확대해 보다 깊은 샤갈의 세계로 안내할 예정이다.

12월

▦서정주 10주기

'국화 옆에서'의 시인 서정주(1915~2000)가 2000년 12월 24일 사망했다. 살아서 이미 '시의 정부(政府)' '시선(詩仙)'으로 불린 그는 한국어가 어느 경지까지 아름다워질 수 있는지를 보여준 시인이었다. 그의 10주기인 올해에는 미당기념사업회가 공식 창립, 4월 고향인 전북 고창 선운사에서 기념행사를 열 예정이다. 그가 말년을 보낸 서울 관악구 남현동의 봉산산방도 '미당 서정주의 집'으로 복원돼 유품 등을 전시한다. 미당전집간행준비위원회는 그의 탄생 100주년인 2015년 완간을 목표로 전집 간행 작업에 착수한다.

김지원기자 eddie@hk.co.kr

김혜경기자 thank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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