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기(圓紀) 100년(2015년)을 앞두고 교법정신을 잘 받들고 교단을 혁신해 원불교가 세계종교로 성장하도록 힘쓰겠습니다." 이달 초 취임한 김주원(61ㆍ사진) 원불교 제25대 교정원장은 24일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를 갖고 "소태산 박중빈 대종사께서 정립하신 교법에 비춰 교단 내부의 모습을 점검하고 미흡한 점들을 혁신할 생각"이라며 원불교의 비전과 과제를 제시했다.
김 원장은 "100년이 종교 역사에서는 짧지만 사람의 일인 만큼 형식이나 관행이 뜻과 달리 껍데기가 굳어지거나 무거워질 수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원불교는 누구나 스승이 되고 가르침을 받아야 한다는 '지자본위(知者本位)'의 가르침을 따르는 평등 종교인데 연륜이나 교단의 직위 등에 따라 우열을 두는 것은 어리석다"며 "출가자, 재가자의 나눔도 형식일 뿐 신분적 우열의 기준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그는 "젊을 때는 수행만 중시하고 교리는 등한시했는데 점차 마음이 달라지더라"며 "지금은 사요(四要), 즉 자력양생과 지자본위, 타자녀 교육, 공도자(공로자) 숭배의 교리만큼 중요한 게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사요의 정신이 세상으로 확산될 때 바른 사회, 건강한 사회가 이뤄지지요. 사회를 위해 교법 정신을 알리는 데 힘을 쏟겠습니다."
김 원장은 또 교전(敎典) 가운데 '원만하고 광대한 신자가 되라'는 가르침을 근래 마음 중심에 놓고 산다며 "민족, 국가, 신앙의 이름으로 금 긋지 않고 편가르지 않는 광대하고 원만한 신자라는 가르침이 대종사의 마지막 가르침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전주 출신으로 전주고를 나와 1967년 출가, 원광대를 졸업한 후 교정원 총무부장, 중앙종도 훈련원장 등을 역임했다.
최윤필 기자 walde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