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시즌 풀시드 확보를 걱정해야 했던 철저한 무명 허미정(20ㆍ코오롱)이 미국여자프로골프투어(LPGA) 첫 우승 신화를 쓰며 화려한 신데렐라로 떠올랐다.
허미정은 31일(한국시간) 미국 오리건주 노스플레인스의 펌킨리지 골프장(파72)에서 끝난 LPGA 세이프웨이 클래식에서 연장전 끝에 생애 첫 우승을 차지했다.
허미정은 이날 마지막 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이글 1개, 버디 5개를 잡는 완벽한 플레이로 코스 레코드에 1타 모자라는 7언더파 65타를 기록했다. 3라운드 합계 13언더파 203타로 수잔 페테르센(노르웨이), 미셸 레드먼(미국)과 동타를 이룬 뒤, 연장 두 번째 홀에서 2m짜리 버디퍼팅을 홀컵 안으로 집어 넣으며 우승의 기쁨을 누렸다.
허미정의 우승으로 한국 선수들은 올해 7승을 합작했다. 1988년 구옥희가 첫 우승을 차지한 이후 LPGA 투어에서만 한국 국적 선수가 80번째 우승을 차지하는 쾌거도 이뤄냈다.
2005년과 2006년 국가대표를 지낸 허미정은 국내 프로무대를 거치지 않고 2007년 미국으로 건너가 LPGA 도전에 나섰다. 2007년 퀄리파잉스쿨 본선에도 오르지 못하는 부진을 겪었고, 대신 지난해 LPGA 2부 투어인 퓨처스 투어 상금랭킹 4위에 오르며 올시즌 LPGA에 데뷔했다.
그러나 올시즌 13개 대회에 출전해 절반이 넘는 7개 대회에서 컷 탈락했고, 톱10 진입은 한차례도 없었다. 허미정은 자신의 생애 첫 톱10 진입을 우승으로 화려하게 장식하며 '세리 키즈'의 주축으로 화려하게 등장하게 됐다.
허미정은 "최근 한국대회에 출전하면서 샷 감각이 무척 좋아졌다. 생애 첫 우승컵을 차지했으니 남은 대회에서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지난 주 솔하임컵에서 미국의 승리를 이끌었던 미셸위(20ㆍ나이키골프)는 마지막 라운드에서 6타를 줄이는 불꽃타를 휘두른 끝에 합계 11언더파 205타로 공동 4위에 올라 상승세를 이어갔다.
시즌 6번째 톱10 진입. 전날 선두에 1타차 공동 2위로 올라섰던 이선화(23ㆍCJ)는 2타를 줄이는데 그쳐 미셸 위와 함께 공동 4위에 머물렀다.
허재원 기자 hooa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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