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국방 예산안 삭감 여부를 놓고 심각한 의견 대립을 보였던 이상희 국방장관과 장수만 차관이 함께 골프를 쳤다. 개각 대상으로 거론되는 이 장관이 마련한 화해의 자리로 보인다.
국방부 관계자는 31일 "이 장관과 장 차관을 포함한 국방부 간부들이 예비역 장성들과 함께 30일 수도권의 군 체력단련장(골프장)에서 골프 모임을 가졌다"고 말했다.
27일 끝난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 기간에 '훈련 관찰관'을 맡았던 예비역 장성들의 노고를 위로하기 위한 모임이었다. 10여명이 3개 조로 나눠 18홀을 돌고서 오찬을 함께 했다. 이 장관과 장 차관은 같은 조를 이뤘던 것으로 알려졌다.
원래부터 예정됐던 일정이었지만 지난주 이 장관이 청와대 등에 서한을 보내 장 차관을 비판하며 갈등을 빚은 터라 이날 골프 회동이 관심을 끌고 있다.
이 장관은 서한에서 장 차관이 장관 보고 없이 내년 국방 예산안을 대폭 삭감하는 안을 가지고 청와대와 협의한 데 대해 "일부 군인들은 이것을 하극상으로까지 인식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서한 내용이 알려지면서 파문이 불거진 이후 이 장관과 장 차관이 함께 참석한 회의 등에서는 어색한 분위기가 연출됐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점을 의식한 듯 이 장관과 장 차관은 이날 라운딩과 오찬에서 덕담을 주고받으며 화기애애한 모습을 보였다는 후문이다.
작년 3월 취임한 이 장관은 이번 주 개각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이에 따라 장 차관의 거취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갈등의 한 쪽 당사자인 이 장관만 물러나고, 장 차관이 자리를 지키는 것은 모양새가 부담스럽다는 점에서 동반 교체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진성훈 기자 bluej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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