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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과 나눔-희망이 곁에 있습니다] <65> 노숙인 무료급식 김정숙 대한생명 설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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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과 나눔-희망이 곁에 있습니다] <65> 노숙인 무료급식 김정숙 대한생명 설계사

입력
2009.08.20 2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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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부터 궂은 비가 내리던 지난 9일 일요일 오전 6시 대구역 북쪽 만남의광장. 초라한 행색의 사람들이 하나 둘 나타나 길게 줄을 서기 시작했다. 5명, 10명, 100명…. 줄은 어느새 200명 넘게 늘어선다.

이들이 기다리는 사람은 김정숙(47ㆍ여) 대한생명 재무설계사(FP). 김씨와 남편 남세현(52ㆍ화공약품 사업)씨는 벌써 10년 넘게 매주 일요일 이곳에서 노숙인들에게 식사를 제공하며 삶을 나눠 온 '천사부부'다.

김씨가 준비해 온 닭미역국을 식판에 나눠 담는 동안, 남씨는 이날도 어김없이 기다리는 사람들에게 담배 한 개피씩을 돌리며 인사를 건넨다. "잘 지내셨어요" "일은 구하셨나요" "요새 잠은 어디서 주무세요"….

건강에 좋을 리 없는 담배를 나눠주는 것은 오랜 경험에서 터득한 노하우다. 대신 원칙은 1인당 1개피. 예외는 없다. 남씨는 "이들은 아침에 일어나 피우는 첫 담배를 가장 맛있어 한다"며 "그래서 식사를 기다리며 피는 담배 한 개피를 밥 한끼만큼 고마워 한다"고 전했다.

허겁지겁 밥을 먹는 시간에 말을 거는 것보다, 담배를 전하며 나누는 몇 마디 대화가 훨씬 효과적이란다. "자연스레 질서도 잡히니 일석이조"라는 설명도 뒤따랐다.

김씨와 노숙인들의 인연은 11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우연히 교회의 노숙자 미용 봉사활동에 따라 나섰다 "일요일에는 하루 종일 굶기 일쑤"라는 한 노숙자의 말이 가슴에 박혔다. 정작 일요일에는 교회나 사찰 등도 급식을 쉬었기 때문이었다.

1998년 12월 어느 일요일, 어린 두 아이의 손을 잡고 컵라면을 들고 나와 무료 급식봉사를 시작했다. 첫날 봉사를 끝내고 돌아오던 길, 아들의 말은 김씨에게 10년 넘는 봉사의 원동력이 됐다. "아저씨들은 쉴 수 있는 방도 없는데 우리가족은 너무 행복해요".

그동안 메뉴는 김밥에서 덮밥을 거쳐 7년 전부터는 따뜻한 밥과 국으로 발전했다. 부부는 매주 토요일 집 근처 시장에서 직접 장을 본 재료를 오후 내내 다듬고 일요일 새벽 3시면 일어나 밥을 짓는다. 지금은 대학생이 된 두 아이들도 여전히 함께 한다.

봉사는 소중한 가치지만 그만큼 포기해야 할 것도, 희생해야 할 것도 많다. 김씨 가족은 주말을 반납한 지 오래다. 10년 넘게 변변한 가족여행 한번 못 해봤다. 주로 토요일에 열리는 가족모임이나 동창회도 언감생심이다. 주말이면 머릿속은 늘 '어떤 국을 끓일까'로 가득하다.

다음 끼를 기약하기 힘든 노숙인들인지라 식사량도 많다. 보통 사람들의 2배는 너끈하다. 매주 들어가는 쌀의 양만도 50㎏. 1년이면 20㎏짜리 130포대다. 김씨는 그래도 사회단체나 정부의 지원금을 일절 받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스스로의 힘만으로 이웃을 돕는 게 늘 지키고 싶은 목표다. 비록 여전히 전셋집에 살지만 돈 벌고 재산을 모으는 것보다 봉사를 통해 얻는 게 훨씬 많다는 게 김씨의 생각이다.

고비도 많았다. 외환위기 끝 무렵, 남편의 회사가 부도나면서 수입이 크게 줄자 설계사 일로 번 수입 대부분을 식사비 마련에 쓰기도 했다. 중국에서 새 사업을 추진하던 남편이 사기를 당했던 2003년에는 급기야 1년간 무료급식을 쉬기도 했다.

"경제적으로 아무것도 할 수 없을 만큼 상황이 악화됐지만 노숙자들을 위해 더 열심히 살았고 그 책임감이 다시 일어서는 힘이 됐다"고 김씨는 회상한다.

김씨의 무료급식에는 규칙이 있다. '술을 마시면 절대 밥을 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날 아침 줄을 선 사람들 가운데서도 술에 취해있는 사람은 한 명도 찾아볼 수 없었다. 그래서인지 비록 옷을 낡았지만 여느 노숙자들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었다. 김씨도 이 부분을 가장 뿌듯해 한다. "밥을 주되, 밥 벌어먹을 힘과 기회를 주는 것"을 더욱 소중히 여기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술에 취해 칼까지 휘두르는 노숙자들 때문에 고생도 많았다. 지금도 배식 때 요리용 칼은 늘 숨겨 놓는다. 고민 끝에 생각해 낸 묘안은 '노숙자로 노숙자를 통제하는 것'. 주먹깨나 쓰게 생긴 노숙자 몇 명에게 작은 보답을 약속하고 경호를 맡긴 후부터는 감히 소란을 피우는 노숙자가 확 줄었다고 한다.

대구역 급식 현장의 군기반장이자 지금은 노숙자 쉼터까지 운영하고 있는 김철헌(55) 팀장 역시 노숙자 출신이다. 사업과 결혼에 실패한 뒤 시작한 노숙 4개월 만에 대구역에서 김씨 부부를 만났다. 지금은 조그만 가게까지 할 정도로 재기했지만 김씨 부부가 그의 탁월한 노숙자 통솔능력을 눈여겨 봐 역할을 맡기지 않았다면 여전히 힘들었을 지도 모른다.

김 팀장은 "빌어먹다가 벌어먹게 됐다"며 고마움을 표했다. 김씨는 요즘도 일요일 새벽마다 일자리를 찾아 재기한 후 고마움을 전하러 오는 전직 노숙인 출신들을 자주 만난다.

김씨는 "불경기 탓인지 작년 150~200명 하던 식사인원이 요즘은 180~220명 정도로 늘었다"고 했다. 자신의 보험영업도 수입이 다소 줄었지만 급식봉사는 "더 이상 찾아오는 노숙인이 없어질 때까지" 계속하겠단다.

이어지는 김씨의 행복에 대한 단상이다. "어려운 사람들과 끊임없이 나누고, 소통하는 것이 가장 큰 행복이죠."

김용식 기자 jawohl@hk.co.kr

■ 재난 있는 곳엔 나타난다, 대한생명 봉사단!

대한생명이 추구하는 기업 이념은 '사회에서 가장 사랑받는 회사'다. 보험사답게 선진 복지사회가 되려면 기업이 앞장서 사회공헌 활동을 펼쳐야 한다는 신념이 있다. 이는 위험에 처했을 때 도움을 주는 보험의 성격과도 잘 어울린다.

대한생명 사회공헌 활동의 핵심은 임직원과 FP(재무설계사) 등 모두 2만5,000여명으로 구성된 '사랑모아봉사단'이다. 140여개 봉사팀으로 구성돼 장애우 및 노인시설, 보육원 등 전국의 단체와 1대1 자매결연을 맺고 매월 1회 이상 꾸준히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대한생명 전 임직원은 연간 근무시간의 최소 1%(약 20시간) 이상을 자원봉사 활동에 할애한다. 나눔의 정신을 실천하기 위해 전직원의 자발적 참여로 매월 급여의 일정부분을 사회공헌기금으로 적립하는 '사랑모아 기금제도'도 시행하고 있다. 회사 역시 '매칭그랜트'(Matching Grant) 제도에 의해 매월 직원 모금액과 같은 금액을 사회공헌 기금으로 출연한다.

신입사원과 신입FP 교육과정에도 반드시 봉사활동을 넣는다. 싫든 좋든, 입사와 동시에 봉사단원이 되는 셈이다. 올 7월 입사한 신입사원 22명도 연수기간 동안 서울 종로구 경운동 서울노인복지센터를 찾아 어르신 구두 350켤레를 닦고 안마와 말벗을 해 드리는 '사랑의 구두닦이' 봉사활동을 펼쳤다.

사회공헌 활동의 체계화를 위해 별도 홈페이지(http;//welfare.korealife.com)도 운영된다. 전국 봉사팀의 활동을 매월 및 분기 활동계획서 및 활동결과 보고서로 전산화하고 봉사활동 평가 측정표 등을 통계화해 활용하고 있다.

지역재난 구호사업은 전국 영업망을 가진 대한생명 사회공헌 활동의 특징 중 하나다. 지역사회에 신뢰를 구축하고자 자발적으로 재난구호 활동에 동참할 수 있는 지침을 마련해 운영중이다.

올 2월에는 겨울가뭄으로 극심한 식수난을 겪은 강원 태백지역에 전국에서 가장 먼저 달려가 2ℓ들이 생수 1만2,000병을 전달하기도 했다. 이 밖에 양양 산불 피해, 영월 수해, 강원 폭설피해 등 여러 재난발생 지역에 자원봉사단과 긴급구호물품을 보냈다.

해피프렌즈(Happy Friends)와 해피시니어(Happy Senior) 사업은 대한생명의 대표적인 공익사업이다. '신체ㆍ정신적으로 건강한 청소년상' 정립을 위해 2006년 1월 해피프렌즈봉사단을 설립, 전국 10개 지역 33개 중ㆍ고등학생 400여명이 참여해 월 1회 이상 자발적인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들은 방학기간 중 '사랑의 집짓기ㆍ연탄배달' '청소년 금연캠페인 활동' 등 다양한 캠프에도 참여하며 우수팀으로 뽑히면 매년 2회 케냐, 캄보디아, 엘살바도르 등을 찾아 해외 봉사활동도 펼치고 있다.

해피시니어 사업은 민간정책제안 연구소인 희망제작소와 함께 진행한다. 은퇴자나 은퇴예정자들을 그들이 사회생활 도중 수행했던 경력이나 적성에 맞는 비영리 단체와 연결시켜, 본인의 전문성을 발휘하게 하는 사업이다.

김용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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