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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열전! 추억 속으로] '유소년농구대회 개최' 박찬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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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열전! 추억 속으로] '유소년농구대회 개최' 박찬숙

입력
2009.08.20 0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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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 폭염이 기승을 부리던 19일.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공원 내 제2체육관이 800여명의 어린이들이 내뿜는 열기로 더욱 뜨겁게 달아올랐다. 커다란 농구공을 튕기며 코트를 질주하는 아이들의 표정은 더할 나위 없이 밝다.

그리고 그 아이들을 지긋이 바라보는 한국 여자농구의 전설적인 스타 박찬숙(50)의 눈에는 벅찬 감동이 배어 나왔다. "각 클럽에 210명씩 4개 클럽이니 800명이 넘지요. 그리고 그 가족들과 주위 친구들까지 합하면 3,000여명의 농구팬을 만드는 셈이에요. 이 소중한 아이들이 모두 한국농구 발전을 위한 풀뿌리가 되는 겁니다."

■ 한국 농구 발전의 풀뿌리

19일과 20일 이틀 동안 열리는 제1회 박찬숙 배 클럽대항 농구대회는 국내 최초로 개인의 이름을 걸고 개최되는 대규모 유소년 클럽 농구대회다.

2년 전 서울시 금천구 안천초등학교에서 첫 발을 내디딘 박찬숙 농구교실이 강북(우이초) 서초(언남고) 송파(올림픽공원 제1체)클럽까지 4개 클럽 800여명으로 성장한 뒤 처음으로 한 데 모여 기량을 겨루는 무대가 열린 것이다.

박찬숙은 "2년 전 홍보물을 직접 들고 학교를 찾아 다니면서 홍보하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농구를 통해 요즘 아이들에게 부족한 질서와 협동심, 사회성을 배우는 계기가 되고 있다"고 말한다.

박찬숙이 직접 진행하는 공개 수업과 교육 설명회를 통해 회원을 모집하고, 학교에 가지 않는 주말에만 수업이 진행된다. 그동안 6명의 어린이가 본격적으로 농구선수가 되기 위한 엘리트 코스를 밟기 시작했다.

박찬숙은 "서울 서초구와 경기 안산시에 2개 체육관을 더 확보했습니다. 앞으로 전국적으로 확대시켜 한국 농구발전의 근간을 이루는 풀뿌리로 키우고 싶다"고 말했다.

■ 박찬숙을 단련시킨 고난의 시간들

박찬숙은 한국 여자농구 역사의 찬란한 순간들을 모두 자신의 손으로 일궈냈다. 1979년 세계선수권과 84년 LA올림픽에서 한국의 준우승을 이끌었다. 190㎝에 이르는 신장에도 불구하고 탁월한 스피드와 유연한 몸놀림, 능숙한 볼컨트롤까지 박찬숙은 가장 완벽한 센터로 평가되고 있다.

85년 현역 은퇴 후 대만과 한국을 오가며 플레잉코치로 활약했다. 불러주는 곳도 많았고, 가는 곳마다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그러나 농구공을 손에 놓은 98년부터 박찬숙의 방황은 시작됐다.

지인과 함께 과일식초를 만드는 사업을 시작했지만 사업 초기 외환위기가 겹치면서 고난은 시작됐다. 한 때 사업이 안정기에 접어들기도 했지만, 박찬숙은 친정과도 같은 농구코트에 대한 열망을 버릴 수 없었다.

결국 5년 동안의 방황을 거쳐 2005년과 2006년에는 부모님이 차례로 세상을 떠나면서 박찬숙은 인생의 위기를 맞기도 했다. 박찬숙은 "항상 성공가도를 달리던 제가 고난을 견뎌내면서 더 단련되고 다듬어진 것 같아요. 이후 더욱 의미 있는 삶을 살기 위한 힘이 됐다"고 말했다.

■ 가족은 나의 힘

박찬숙은 대규모 농구교실을 운영하는 것은 물론, 국제선수평가그룹 (주)이아이펙의 대표이사와 대한체육회 산하 여성체육위원회의 일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2005년에는 여자농구 국가대표팀 감독과 대한체육회 부회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짬이 날 때마다 말단비대증을 앓고 있는 왕년의 농구스타 김영희(46)씨를 돕기 위한 모금도 진행한다. 하루 24시간이, 몸이 열 개라도 모자란 분주한 하루하루다.

인간 '박찬숙'을 지탱하고 있는 가장 큰 힘은 열살 터울의 서효명(23)-서수원(13) 남매다. 대학 시절부터 '박찬숙의 딸'이자 '소문난 얼짱'으로 유명했던 효명은 최근 본격적인 연예계 활동을 시작했다. 이제 갓 중학교에 입학한 수원은 경신중 축구부 골키퍼로 활약하며 장래 '명골키퍼'의 꿈을 키워가고 있다.

남매는 한국 체육 발전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엄마가 너무도 자랑스럽다. 박찬숙은 자신한다. "가족들이 엄마의 바쁜 생활을 전폭적으로 지지해주는 것을 보면 너무도 뿌듯합니다. 나 자신의 명예는 중요하지 않아요. 마음을 비우고 한국 체육의 발전을 위해 이 한 몸 바치려고 합니다. '박찬숙'이라는 이름 석 자에 맞게 멋지게 해내야죠!"

허재원 기자 hooa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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