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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재 의원 "정계 은퇴" 선언/ 민주 "떠나지 말고 끝까지 싸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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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재 의원 "정계 은퇴" 선언/ 민주 "떠나지 말고 끝까지 싸워야"

입력
2009.03.27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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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연차 로비' 의혹으로 검찰의 조사를 받아 온 노무현 전 대통령의 최측근인 민주당 이광재 의원이 이날 전격적으로 의원직 사퇴와 정계은퇴의 뜻을 밝혔다. 그는 구속만은 피하기 위해서인 듯 이날 낮 정계 은퇴를 선언했지만, 법원은 이날 밤 늦게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 의원은 그간 10여 차례 검찰의 수사 선상에 올랐지만 구속되거나 징역형을 받은 적이 없었고 나름 탄탄한 정치행로를 걸어왔다. 때문에 그가 조사 과정에서 정계 은퇴라는 극단적 카드를 꺼낸 것은 충격으로 받아들여졌다. 한 친노계 인사는 "이 의원이 최근 무척 괴로워하고 힘들어 했지만 은퇴까지는 아니었다. 낌새를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며 놀라워 했다.

이 의원은 검찰이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한 23일 자신의 홈페이지에 '진실을 밝히겠습니다'라는 글을 올려 "사실 여부를 떠나 상처투성이로 공직을 수행한다는 것이 인간적으로 힘들고 회의가 든다. 차라리 의원직을 사퇴할 생각을 수없이 해봤다"고 심경을 전했다. 그러나 그는 "분명히 결백을 밝히겠다. 다시 당당한 이광재로 서겠다"는 각오를 내비치기도 했다.

정치권에서는 이 의원이 결백을 강조하기 위해 초강수를 던진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한 측근은 "의원 배지를 떼고 떳떳하게 재판에 임하겠다는 뜻이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친노계 인사들이 줄줄이 검찰에 소환되고 한나라당이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조사까지 들먹이는 상황에 대한 반발의 표현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민주당은 검찰 수사에 반발하며 이 의원의 사퇴를 적극 만류하고 있다. 민주당은 이날 오후 긴급최고위원회의를 소집해 대책을 논의하는 한편, 당 의원들이 나서 이 의원을 설득하려고 연락을 취했지만 이 의원은 만나기를 거부했다.

김유정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작금의 검찰 수사는 청와대발 기획사정, 전 정권에 대한 보복사정"이라며 "이 문제는 정계를 떠날 일이 아니라 당과 함께 끝까지 싸워야 할 문제"라고 강조했다.

김 대변인은 또 "그간 이름이 거론된 추부길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 이종찬 전 민정수석, 천신일 세중나모회장, 한나라당 권경석 허태열 의원, 권철현 주미대사에 대해서도 조사에 나서야 한다"며 "박연차 회장의 세무조사 무마 로비의 핵심 키를 쥔 한상률 전 국세청장도 미국에서 소환해 조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의원은 노 전 대통령의 '우(右) 광재'로 불린 친노 그룹의 핵심으로 참여정부 초대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을 지냈다. 2003년 10월 열린우리당의 경질 요구에 밀려 사표를 내고 떠났지만 6개월 만에 17대 국회의원으로 화려하게 복귀했다. 이 의원은 2008년 18대 총선에서 친노 386이 대거 고배를 마시는 와중에서도 재선에 성공해 건재를 과시했다.

김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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