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니엘 돌링 등 지음ㆍ김화경 옮김/디자인하우스 발행ㆍ400쪽ㆍ5만원
세계는 결코 객관적이지 않다. 부강한 나라는 영토가 작아도 크게 보이기 마련이다. 검은 대륙 아프리카는 왜소하기만 하다. 그같은 척도에 따라 지도를 다시 그려볼 수도 있지 않을까. 예를 들어 1990년의 부(富)를 기준으로 세계지도를 다시 그린다면 팽창된 미국과 일본 사이에 세계가 뒤죽박죽 오그라들게 된다. 그러나 가까운 2015년의 추정치를 근거로 작성한 세계지도에서는 미국이 약간 위축되는 대신 한국, 중국, 인도가 상당히 팽창한다.
자원, 무역, 경제, 사회, 위험, 환경 등 5가지 척도로 지구촌을 다시 본다면? 소득, 수출, 수입, 도시 인구, 이산화타소 배출량, 동물 멸종 등의 기준으로 가중치를 주며 다시 그린 각국의 영토는 늘 보아오던 모습과 판이하다.
'IT 강국' 한국의 경우를 보자. 휴대전화 보급률로 봤을 때, 1990년에는 일본 열도의 섬 하나만 하다가 2002년으로 오면 거의 일본 본토와 맞먹는다. 이같은 상황은 '인터넷 사용자'를 기준으로 하면 더욱 극적이다. 1990년에는 지도상에서 거의 눈에도 띄지 않는다.
그러나 2002년에는 영국보다 더 큰 나라로 변해 있다. 뿐만 아니라 개인용 컴퓨터, 케이블TV 보급률 역시 일본과 비슷하고, 나아가 영국을 넘어선다. 출판도 영국, 미국과 맞먹는 강국이지만, 도서 대여(공공도서관 이용)라는 기준으로 보면 동남아 국가 수준으로 추락한다.
이 지도책은 웹사이트 월드매퍼(www.worldmapper.org)를 통해 만난 3명의 인문지리학자가 세계를 더 잘 이해하게 하는 수단을 모색하던 중 고안한 지도 작성법에 근거하고 있다. 널찍한 국배판 변형(265㎚ x 230㎚)이다.
장병욱 기자 a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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