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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환 추기경 선종/ 와병이후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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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환 추기경 선종/ 와병이후 모습

입력
2009.02.19 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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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환 추기경이 이 세상에 남긴 마지막 말은 "고맙다"였다. 지난해 9월 11일 노환으로 병원에 입원한 뒤 육체의 고통과 죽음에 이르는 과정을 하느님의 뜻으로 받아들이며 줄곧 초연함을 유지했던 김 추기경다운 작별 인사였다.

김 추기경은 와병 중에 입으로 음식을 먹지 못해 배에다 링거를 꽂고 영양 공급을 받아야 했다. 병이 위중함에도 병원측은 링거 이외의 어떤 기계적인 치료도 제공할수 없었다. "하느님의 뜻을 따르겠으니 무리하게 생명을 연장하지 말라"는 김 추기경의 뜻이 워낙 강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10월초 호흡 곤란에 시달리며 죽음의 문턱에 다다랐다가 의식을 회복한 뒤에도 의연함을 잃지 않았다. 김 추기경은 의식불명에서 깨어난 후 "저는 아무렇지도 않습니다. 감사합니다"라고 말해 오히려 주변을 안심시키고 감동시켰고, 영화배우 고 최진실씨의 자살 소식에 대해 안타까움을 표시하기도 했다.

김 추기경은 11월 자신을 문병 온 봉두완 천주교한민족돕기회 회장 부부와 천주교 성가인 '순교자 찬가'를 부르며 마음을 추스르기도 했다. 이날 그는 "나 이거 가야 할 텐데… 갈 때가 됐는데. 왜 이렇게 남아 있을까"라고 말해 주변을 숙연케 했다. 편찮은 몸으로 매일 미사를 드리며 병상일기를 대신하기도 했다. 천주교 관계자들은 "미사를 드릴 때도 자신을 위해 기도하지 않고 만인을 위해 기도했다"고 전했다.

김 추기경은 지난해 크리스마스를 맞아 병실을 찾은 이명박 대통령 내외와 마지막 만남을 가졌다. 그는 "바쁘신 대통령이 이렇게 오셨는데 누워서 맞게 돼 미안하다. 신문과 방송을 통해 대통령이 말하는 것을 들으면 내가 참 힘이 난다"고 응대했다.

라제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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