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비디오 아티스트 백남준(1932~2006)이 생전에 '백남준이 오래 사는 집'이라고 이름 붙인 경기 용인의 백남준아트센터가 8일 개관한다.
2001년 경기도와 백남준이 건립기본계획을 논의한 지 7년 만에 결실을 본 백남준아트센터는 백남준이라는 위대한 예술가 한 사람만을 기리는 공간은 아니다. 혁신적이고 도전적인 백남준의 정신을 이어받아 미래의 예술을 창조하고 실천하는 '상상 발전소'가 되겠다는 것이 목표다.
내년 2월 5일까지 이어지는 야심찬 개관 기념전 '백남준 페스티벌' 의 주제가 'NOW JUMP!'로 정해진 것 역시 이런 의지의 반영이다. 백남준의 영문 이니셜을 품고 있는 이 타이틀은 이솝 우화 가운데 "여기가 로도스 섬이다. 지금 뛰어라"라는 구절에서 가져왔다.
19개국 103명의 작가들이 참여해 전시와 퍼포먼스를 펼치는 이번 페스티벌은 과거의 백남준이 아니라 지금 여기 살아 숨쉬고 있는 백남준의 창조적이고 전복적인 에너지를 구현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시각예술과 춤, 연극, 음악 등 예술 장르의 경계를 넘나든다.
독일 건축가 키르스텐 쉐멜이 설계한 백남준아트센터는 전면이 유리로 된 3층 건물이다. 위에서 보면 그랜드 피아노의 모양을 닮았다. 입구로 들어서면 백남준의 커다란 비디오 설치 수족관 '비디오 물고기'가 관람객을 맞는다. 1층은 백남준의 예술세계를 만나볼 수 있는 공간이다.
비디오설치 '코끼리 마차'와 조각 '메이든 인 에이헤이지'는 국내에서 처음 공개되는 백남준의 작품이다. 자연과 과학을 결합한 'TV정원', 삼각형과 사각형과 원에서 나오는 레이저 광선이 역동적으로 교차하며 새로운 시각적 체험을 제공하는 '삼원소' 등이 눈길을 끈다.
존 케이지, 요셉 보이스, 샬롯 무어만 등 백남준과 밀접했던 작가들과의 관계를 조명하는 자료도 전시된다.
2층은 보다 감각적이고 활동적인 공간이다. 관객의 넥타이를 자르고 바이올린을 때려부수는 등 파격적인 행위예술을 선보였던 백남준 이후, 시각예술과 공연의 경계를 허물며 발전해온 현대의 다양한 퍼포먼스를 소개한다.
올해 아비뇽 페스티벌의 주빈 아티스트였던 이탈리아의 공연연출가 로메오 카스텔루치의 설치 퍼포먼스 '천국'이 초연되고, 세계적 안무가 윌리엄 포사이스의 비디오 설치작 '추상적 도시'는 대형 스크린 옆 카메라를 통해 관람객과 그 주변 풍경을 실시간으로 스크린에 투사한다.
프랑스 무용단체 '레 장 뒤테르팡'은 시간과 공간에 관계없이 느닷없이 나타나 펼치는 게릴라성 퍼포먼스 'X이벤트'를 벌인다.
페스티벌은 아트센터 건너편 신갈고 체육관과 지앤아트스페이스까지 연장된다. 생태도시 건축가 파올로 솔레리의 프로젝트 스케치와 조형물, 건축가 조민석의 프로젝트, 잭슨 홍과 사사 등 국내 젊은 작가들의 작품이 이곳에 놓인다.
관람료는 일반 7,000원, 중ㆍ고교생 5,000원, 초등학생 3,000원. 관심있는 작가의 퍼포먼스를 보고 싶다면 미리 일정표를 확인해야 한다. 관람객 수가 제한되는 공연도 있으므로 예약을 하는 게 좋다. www.njpartcenter.kr 참조. (031) 201-8500
김지원 기자 eddi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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