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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철순 칼럼] 지역축제 좀 줄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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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철순 칼럼] 지역축제 좀 줄입시다

입력
2008.10.06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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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독서의 달에 이어 10월은 문화의 달이다. 독서를 특정 시기에만 해야 할 이유가 없고 문화가 어느 한 달에 갑자기 진흥되는 것은 아니지만, 독서와 문화의 사회제도적 연결은 삶을 윤택하고 풍성하게 하는 데 기여한다.

참 아이러니하게도 10월 유신의 해였던 1972년에 정해진 문화의 달의 취지는 문화예술을 올바르게 이해하고 이에 적극적으로 참여토록 하자는 것이었다. 예로부터 10월은 1년 중 으뜸으로 쳤던 상달이었고, 풍성한 수확을 감사 드리며 산천에 제사 지내던 시기였다. 10월이 문화의 달이 된 것은 당연한 일이라 할 것이다.

획일적인 놀자판ㆍ먹자판 행사

그러나 문화의 달은 축제의 달이라고 바꿔 불러도 될 만큼 축제 위주가 된 지 오래다. 아마도 문화예술에 대한 '적극적 참여'의 구체적 양식이 축제이기 때문일 것이다. 공식 비공식 축제를 망라하면 전국적으로 1,100여 개의 축제가 연중 지방자치단체 주도로 열리고 있다. 특히 기초자치단체의 80% 이상이 10월에 집중적으로 200여 가지 지역축제를 개최하고 있다.

그런데 이런 축제가 문화예술에 대한 이해와 참여는 그만두고라도 지역 통합에 크게 기여한다고 생각하기는 어렵다. 특히 광역 지자체는 물론 면 단위에서까지 개최되는 지역축제에 대한 평가는 부정적인 경우가 많다. 충남지방의 어느 면은 지역 특산품이었던 물고기 축제를 올해에도 열었다. 민물과 바닷물이 만나는 곳에 올라오던 그 물고기는 금강하구둑이 조성된 이후 볼 수 없게 됐는데도 다른 지방에서 물고기를 사 와 축제를 연다. 또 다른 지역에서도 이미 사라진 젓갈을 주제로 축제를 하고 있다.

지역축제의 1차적 의의는 주민통합을 통한 지역문화 육성과 발전이며 경제적 발전전략으로서의 관광상품 개발이다. 자율적 자치행정을 통한 의사결정과 집행이라는 의미도 중요하다. 그곳의 독특한 역사적 전통과 인물, 세시풍속과 설화는 지역축제의 성립과 발전에 중요한 요소가 된다.

지역축제의 문제점은 놀이와 제의라는 축제의 성격 중에서 놀이로서만 기능한다는 점, 쉽게 말해 먹자판 놀자판 팔자판의 소비적 행위로 변질되고 있다는 점, 실제로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는 바가 미미하다는 점 등이다. 종합선물세트처럼 특성이 없고 획일적인 것이 많은 데다 기간도 갈수록 길어져 행사의 집중도와 초점이 흐려지고 있는 점도 문제다. 지역축제의 성패는 주민들의 참여에 달려 있다지만 오히려 주민들에게 염증과 외면의 대상이 되는 곳이 많다.

지방행정연구원이 지난해 10월 전국의 3,700여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지방재정 지출에 대한 주민만족도 조사'에서는 33.3%가 지역축제 예산사용이 낭비적이라고 평가했으며,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한다는 응답은 41%에 불과했다. 지역축제에 대한 주민들의 종합만족도는 66.9% 수준이었다. 정부 기관에 대한 평가가 정부투자기관은 80점 이상, 중앙행정기관은 75점 이상을 우수기관으로 인정하는 점을 감안하면 지역축제는 대부분 수준 미달인 셈이다.

지역축제는 줄이거나 구조조정해야 한다. 지자체의 장들은 원래 가시적 업적과 행사에 공을 들이지만, 소중한 예산이 낭비되지 않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최소한 10월에 열리는 축제만이라도 문화의 달 본래의 취지에 맞게 재편하는 것이 좋겠다. 낭비적 축제의 가장 큰 문제점은 나라 전체에 부박(浮薄)한 문화를 확산시키는 점이라고 생각한다.

바꾸고 구조조정해 낭비 없게

6일부터 12일까지 '일상으로서의 인문학'을 주제로 제3회 인문주간 행사가 전국 각지에서 열린다. 그 내용은 역사탐방 민속기행 연극 공연 작가와의 대담 등이다. 모든 축제가 인문학 행사로 바뀌어야 할 이유는 없지만, 인문학 행사에 대한 최근의 호응을 볼 때 지역축제를 인문학과 결합하거나 그런 방향으로 전환하는 것은 바람직한 시도일 수 있다. 그렇게 하는 것이 돈도 되는 세상이다.

다른 데서 물고기를 사 올 것이 아니라 지역축제를 새로 기획하고 구조조정할 인적 자원을 끌어들여야 한다.

임철순 주필 yc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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