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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세상/ '일본의 재구성' 일본인도 모르는 '진짜 日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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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세상/ '일본의 재구성' 일본인도 모르는 '진짜 日本'

입력
2008.08.11 0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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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트릭 스미스 지음ㆍ노시내 옮김/마티 발행ㆍ550쪽ㆍ2만6,000원

다시, 일본이다. 독도 문제를 둘러싸고 총리까지 나서서 그악스러운 욕심을 드러내 보이는 일본은 스스로를 직시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현대 일본이 부끄러워 하는 진짜 일본’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 책은 ‘없다’, ‘있다’식의 감상적 이해를 벗어난다. 객관적 입장을 유지, 일본의 문제를 일본인들의 입으로 털어 놓게 함으로써 설득력을 갖도록 하는 전략이 돋보인다.

책이 파악하는 일본은 ‘경계’ 없는 곳이다. 공과 사가 구분 없이 뒤엉켰고, 노동의 역사는 자본의 논리와 사무라이 정신에 종속됐다. 전 국민을 사지로 내몬 천황은 동아시아 최초의 의회민주주의라는 객관적 기록 위에 군림한다. 진정 문제는 당사자인 일본인들이 스스로를 직시하지 못하는 현실이다.

그를 증명하기 위해 메이지 유신 이후의 일본 소설을 검토, 문화마저 국가 구조에 종속된 현실을 도마에 올린다. 예술적 활동은 국민 총생산주의에 매몰되고 말았다는 사실이 드러난다. 젊은 예술가들이 기껏 할 수 있었던 것은 하루키의 경우처럼 역사에 대한 의도적 외면을 넘어설 수 없었다. 또는 유키오처럼 할복이라는 극단적 선택이었다.

1998년에 출간돼 화제를 불러 일으켰던 책의 많은 부분은 한국의 현재와 겹쳐 보인다. 개발 지상주의, 수도권과 지방의 철저한 분리, 집단주의, 수직적 위계 질서, 정경유착과 비리, 약소국 경시, 외국인 노동자 등 소수자에 대한 무시 등은 공통적 양상이다. 특히 살벌한 경쟁과 주입식 교육 등 일본 사회의 젊은이들에게 부과된 고통을 상술하는 대목에서는 한국의 현재를 보는 듯 착시 현상을 불러 일으킨다.

“일본은 내적으로 다양성을 인정하되 대외적으로는 자신과 외국이 다르지 않음을 인정해야 한다.” 아시아주의적 가치관에서 탈피, 보편주의를 받아들일 때 일본은 진정으로 세계와 대화할 수 있을 것이란 충고다. 동시에 미국에 대한 비판을 잊지 않는다. 전승국으로서 천황의 전쟁 범죄를 면제해 주는 대신, 일본 사회의 고질적 관행을 은은히 악용해 온 미국은 ‘일본식 민주주의’를 만든 당사자라는 것이다.

저자가 도쿄에서 <헤럴드 트리뷴> 지국장으로 근무하는 등 기자 출신으로서 일본을 다양하게 관찰한 이점이 곳곳에서 확인된다. 여러 인물들의 견해와 생활상을 인터뷰나 르포 형식으로 전할뿐 아니라 여러 분야의 풍부한 자료에 의거, 논리를 세워 간다. 마치 다큐멘터리 필름처럼 책에 현장감이 넘치는 이유다. 20쪽에 달하는 참고 문헌 목록은 책의 신뢰도를 높여 준다. 해외 언론 클럽 국제 분야 ‘최고의 책’, <뉴욕타임스> 의 ‘올해의 주목할만한 책’ 등으로 선정됐다.

장병욱 기자 a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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