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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 금품수수 의혹 내사 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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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 금품수수 의혹 내사 착수

입력
2008.06.27 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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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미묘한 시점에 미묘한 사안을 내사하기 시작했다. 방송사 PD들과 연예계와의 부적절한 관계에 대한 검찰 내사는 그 내용 뿐만 아니라 착수 경위와 배경과 관련해 비상한 관심을 모을 전망이다.

방송ㆍ연계계 비리 단골 수사 대상

방송ㆍ연예계 비리 수사는 수사기관의 단골 메뉴다. 시초는 1975년 가수들로부터 이른바 ‘인기유지비’ 명목으로 금품을 받은 PD 7명이 구속된 사건이다. 1990년에는 검찰이 금품수수 PD 6명을 구속기소했고, 1995년에는 경찰이 40여일간의 수사를 통해 방송사 국장급 PD 등 7명을 사법처리했다.

최근에는 2002년에 대대적인 수사가 이뤄졌다. 서울지검 강력부는 방송 PD 7명을 구속기소하는 등 16명을 기소했고 SM엔터테인먼트 등 대형 연예기획사 관계자들을 무더기 소환 조사했다. 2006년에도 서울남부지검이 드라마 외주제작사로부터 돈을 받은 PD를 기소하는 등 연예ㆍ방송계 비리 사건은 수시로 불거졌다.

이번 사안도 PD들과 연예기획사 및 연예인들 간의 방송 출연 대가와 관련된 금품 거래라는 전통적 비리 구조와 동일하다. 다만, 이 중에는 주식 저가 제공 등 비교적 신종 수법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검찰은 지난해 팬텀엔터테인먼트가 코스닥 상장을 앞두고 주식을 PD들에게 저가 또는 무상으로 넘겼다는 첩보를 입수, 수사를 했으나 진척을 보지는 못했다. 사건 처리 부담이 많은 형사부 검사 1명이 사실상 수사를 전담하던 상황이어서 방대한 규모의 로비 수사는 애초부터 어려웠다.

하지만 특수부의 경우 해당 사안에만 수사력을 집중할 수 있고, 각종 비리 사건 수사 노하우도 풍부해 사정이 다소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수사가 본격화할 경우에는 6년만에 대대적인 규모의 연예ㆍ방송계 비리 수사가 재개될 수 있다는 얘기다.

왜 하필 이 시점에 수사하나

그러나 이번 수사는 내사 단계에서부터 반발을 불러일으킬 가능성이 높다. 현재 정부와 방송사 간에는 극한 대립 구도가 형성돼 있으며 ‘압박성’으로 해석될 수도 있는 수사와 감사가 대대적으로 진행 중이다. 정연주 KBS 사장의 퇴진 문제가 논란이 된 직후 감사원이 KBS에 대한 특별감사를 결정했다. 정 사장 본인도 배임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또 광우병 보도와 관련해 농수산식품부가 MBC ‘PD수첩’을 수사 의뢰한 사건과 관련해서도 검찰은 전담팀을 구성해 대대적인 수사를 준비 중이다. 이 정도만으로도 검찰은 이미 곱지 않은 시선을 받고 있다. 더구나 현재 정부와 맞서고 있는 방송사 내 강경파 중에는 PD들이 많다. 방송ㆍ연예계 비리 내사가 ‘정치적 판단’에 따라 이뤄진 것 아니냐는 의심을 사기에 딱 좋은 상황이다.

내사 주체가 특수1부라는 점도 논란의 대상이다. 연예계 비리 수사는 조직폭력배와 연예계간 밀접한 관계를 감안해 전통적으로 강력부(현 마약조직범죄수사부)에서 담당했다. 대검 중수부와 함께 검찰을 대표하는 부서인 특수1부는 정치인이나 대기업 비리를 전담하다시피 하는 곳이다. 수사 주체 결정 과정에서부터 ‘정치적 판단’이 개입됐다는 의심을 받을 여지가 있다.

만일 수사가 본격화해 PD들의 비리가 대대적으로 적발되면 방송사들은 대정부 관계에서 단번에 열세로 몰릴 가능성이 높다. 반면 수사가 지지부진할 경우에는 반발이 증폭되면서 방송사들이 힘을 얻을 수 있다. 이번 사건이 수사 외적인 측면에서도 비상한 관심을 끌 것으로 보이는 이유다.

박진석 기자 jse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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