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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로공단, '한국의 실리콘 밸리' 꿈이 아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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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로공단, '한국의 실리콘 밸리' 꿈이 아니였다

입력
2008.05.20 0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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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션게임의 해외 현지화 작업은 어느 정도 진행됐죠?” “준비 작업은 90%가량 끝났지만, 본격 시범서비스에 들어가려면 시간이 좀더 필요할 것 같아요. 현지 사용자들의 입맛에 맞추려면 아무래도 그래픽 등을 화려하게 보완해야 겠어요.”

17일 정오 서울 구로공단 내 공원형으로 조성된 한 야외 벤치. 찢어진 청바지에 캐주얼 차림의 젊은이들이 모여 무선인터넷이 연결된 노트북을 보며 아이디어 회의에 한창이다. 근처 커피숍이나 식당에서도 이런 모습이 곳곳에 눈에 띈다.

서울 구로공단이 첨단 디지털밸리로 다시 태어나고 있다. 서울 금천구 가산동과 구로구 가리봉동 일대에 형성된 구로공단은 1960~70년대 수출산업 육성을 위해 섬유와 봉제사업 위주로 조성됐던 국내의 대표적인 산업단지. 그런데 명칭이 ‘서울디지털산업단지’로 바뀐 2000년 12월 이후 고부가가치 정보기술(IT) 업체들이 속속 입주하면서 국내 벤처 업계의 심장부로 떠오르고 있다.

19일 한국산업단지공단에 따르면 서울디지털산업단지에는 3월 말 현재 7,486개 업체가 입주해 있다. 이 중 IT 업체가 5,776개(77.1%)로 가장 많고, 이어 섬유ㆍ의복 471개(6.4%), 종이ㆍ인쇄 293개(4.0%), 전기ㆍ전자 12개(0.1%), 기타 934개(12.4%) 순이다.

고용인원도 크게 늘었다. 서울디지털산업단지 입주업체의 누적 고용인원은 2000년 3만2,958명에서 2004년 5만4,180명으로 급증했고, 올해 4월에는 10만명(잠정치)를 넘어섰다. 서울디지털산업단지가 ‘한국의 실리콘밸리’로 주목 받는 이유는 뛰어난 입지 조건을 갖췄기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 지역은 지하철 1,2,7호선이 교차하고 서부간선도로와 남부순환도로, 시흥대로와 연결되는 등 교통 체계가 원활하다. 또 아파트형 공장에 처음 입주하면 취득세와 등록세가 면제되고 재산세 및 종합토지세가 5년간 50%(최초 취득 때) 감면되며, 임대료도 강남 지역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2005년 말 입주한 온라인 게임업체 CJ인터넷의 정영종(44) 대표는 “교통이 편리한데다 임대료도 저렴해 벤처 기업들이 자리를 잡기엔 최적의 조건을 갖춘 곳”이라며 “IT 관련 기업들이 대거 모여 있어 협력을 통한 시너지 효과도 거둘 수 있다”고 설명했다.

6년 전 서울 강남 지역에서 이 곳으로 이주한 컴퓨터(PC) 보안업체 잉카인터넷의 주영흠(33) 사장도 “주변에 경쟁력 있는 업체들이 많다 보니 동종 업체간 정보 교환 및 협력체계 구축이 원활하다”며 “세제 혜택 등으로 생긴 여유자금을 전문인력 채용 등 투자에 활용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고 소개했다. 실제 이 회사는 디지털산업단지 입주 후 매출이 연 20~30%씩 성장해 지난해엔 120억원을 달성했다.

물론 서울디지털산업단지를 브랜드화 하기 위해선 인프라 확충 등 보완해야 할 점도 많이 있다. 한국산업단지공단 서울지사 안성기 산학협력 팀장은 “단지가 조성된 초창기에 비해 지원시설이 많이 늘기는 했지만, 벤치마킹을 목적으로 찾아오는 해외 방문객들을 위한 종합 컨퍼런스 센터나 비즈니스에 필요한 숙박시설 등이 턱 없이 부족하다”며 “세계적인 IT 메카로 키우려면 필수 인프라 시설을 시급히 구축하는 한편, 입주 업체들의 정보 교류 및 협력을 체계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조직도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허재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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