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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잊어라! 묵혀둔 펀드가 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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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잊어라! 묵혀둔 펀드가 금이다

입력
2008.02.04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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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2월과 3월, 미래에셋 인디펜던스 주식형펀드에 총 6,300만원을 투자한 회사원 김호진(40)씨는 요즘 하락장에서도 큰 걱정을 하지 않는다. 비록 펀드 수익률이 지난해 10월 말 고점 대비 -25%로 곤두박질쳤지만, 증시가 조만간 제자리를 찾을 것이라는 믿음 때문이다.

김씨의 원금은 4일 현재 2억5,000여 만원(누적 수익률 296%)으로 늘어난 상태. 그는 "2000년대 들어 여러 차례 급락장을 경험했지만 펀드 수익률은 하락장에서도 늘 플러스였다. 나는 장기투자의 힘을 믿는다"고 말했다.

오를 때가 있으면 떨어질 때도 있는 것이 주가이지만, 요즘처럼 하락장이 길어지면 적지않은 펀드 투자자들이 환매를 놓고 고민하게 된다. 당장 뚝 떨어진 수익률과 한참 멀어져 버린 원금 회복에 대한 두려움 탓이다.

전문가들은 흔히 "참고 기다리라"고 한다. 길게 보면 '장기투자'가 훨씬 수익률이 높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그렇다면 요즘처럼 주가가 푹 꺼졌다 다시 제자리를 되찾는 기간 동안의 펀드 수익률은 어떨까. 적어도 장기 우량 펀드에 투자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또 주가가 장기적으로는 상승한다고 믿는 사람이라면 섣부른 환매 유혹은 제쳐놓아도 좋을 듯 싶다.

2000년대 들어 종합주가지수(코스피)는 크게 5번의 조정장을 경험했다. 9ㆍ11사태, 카드대란, 차이나 쇼크, 버냉키 쇼크, 서브프라임 사태 등으로 각각 고점에서 6.85~27.24% 아래 바닥을 찍었다가 다시 제자리로 돌아왔다.

한국일보 증권팀이 4일 운용 3년이 넘은 국내 장기 우량 펀드들의 5차례 조정기간 동안의 수익률을 조사한 결과, 놀랍게도 대다수 펀드들이 하락장에서도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가가 떨어지기 시작해 바닥을 찍고 다시 전고점을 회복하는 사이, 즉 코스피 수익률이 0%인 기간에도 펀드 수익률은 플러스였다는 의미다.

운용기간이 가장 긴 편인 장기 성장형 펀드 미래에셋 인디펜던스와 디스커버리 주식형펀드의 5차례 조정장 수익률은 5~9% 수준으로 매우 높았다. 비슷한 성장형펀드인 미래에셋 솔로몬주식형 역시 차이나ㆍ버냉키 쇼크 때를 제외하면 6~7%로 준수한 성적표를 남겼다.

가치주 중심의 펀드들도 성적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신영 마라톤 펀드는 카드채 사태와 차이나 쇼크 당시 각각 6%대 수익을 올렸고, 신영 밸류고배당 펀드는 차이나 쇼크 때 25%가 넘는 수익률을 남겼다. 소폭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던 다른 조정장과 합쳐 계산해도 확실히 남는 장사였던 셈이다.

이유는 뭘까. 전문가들은 우선 편입 종목들의 주가가 떨어지면 낮은 가격대에서 저가 매수하는 펀드의 '저가 분할매수' 효과를 든다. 단기간 수익률이 떨어지더라도 낮은 가격대로 사들인 편입 종목들이 상승장에서 수익률을 출발선보다 더 높이는 효과를 낸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대개의 우량 펀드가 선택한 종목들은 하락장 낙폭이 더 클지라도 상승장의 반등폭 역시 큰 점도 원인으로 꼽힌다.

박현철 메리츠증권 펀드애널리스트는 "그 동안의 통계를 봐도 조정장에서 조급한 환매보다는 장기 보유가 짭짤한 수익을 남겼음을 알 수 있다"며 "주식시장의 성장세를 믿는다면 요즘 같은 하락장에서도 참고 기다리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투자법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김용식 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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