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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수술 다음은 공기업 차례

입력
2008.01.17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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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작지만 강한 정부’를 표방하며 정부 부처에 메스를 들이댄 데 이 어 298개 공공기관도 수술대에 오르고 있다. 구조조정 타깃이 경영이 방만하다는 지적을 받아온 공공 분야로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인수위는 공공기관 민영화ㆍ효율화 계획을 올 상반기에 내놓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수술은 이미 시작되고 있다. 산업은행은 금산분리 완화와 중소기업 지원이라는 패키지와 함께 민영화 밑그림이 제시됐다. 우정사업본부는 공사화를 거쳐 민영화하기로 했다. 주택금융공사도 주택은행처럼 민간에 넘겨줄 계획이다.

전광석화 같은 구조조정은 이명박 당선인의 스타일에서 드러난다. 이 당선인은 대선과정에서 “공공 분야는 비대해지고 효율성이 떨어지고 있다. 감사와 견제 부족으로 ‘신이 내린 직장’이라 불리고 있다”며 구조조정 회오리를 예고했다. 서울시장 시절에는 강성 노조가 버티고 있는 서울메트로(옛 지하철공사)에 대해 파업 과정에서 ‘조합원 전원 징계’라는 초강수로 밀어붙이며 구조조정했다.

차기 정부는 ‘기능’과 ‘시장’이라는 큰 원칙 하에 공공기관 수술에 나설 예정이다. 기능이 중복돼 효율성이 낮은 기관은 통폐합하고, 시장에서 경쟁해야 할 곳은 체력을 단련시켜 ‘사각의 링’ 위로 올려놓겠다는 계획이다.

통폐합 우선 대상은 토지공사와 주택공사. 한 지방자치단체 사업에 두 공사가 경쟁할 정도로 기능이 유사하다. 참여정부 들어 혁신ㆍ기업 도시 건설로 몸집이 비대해진 만큼, 빨리 수술대에 오를 수밖에 없다.

각종 기금도 대상이다. 기술신용보증기금 신용보증기금 과학기술진흥기금 농림수산업자신용보증기금 등은 이름도 비숫하다. 인수위 곽승준 기획조정분과 위원은 “혁신형 중소기업 자금지원이 민간 주도로 이뤄지면, 신보와 기보는 슬림화될 것”이라며 통폐합 가능성을 열어뒀다.

공공기관 민영화도 급물살을 타게 된다. 한국전력 가스공사 지역난방공사 인천국제공항 한국공항 등이 대상이다. 한전은 남동발전 등 6개 자회사를 순차 매각하는 방식으로 이뤄지고, 인천국제공항은 수익성이 높아 조기 매각이 가능할 전망이다. 부산항만과 인천항만, 상ㆍ하수도 사업, 철도운영 부문도 검토 대상이다.

박형준 기획조정분과 위원은 “인수위가 현재 구체적인 계획을 갖고 있지 않지만, 이미 연구된 것이 있다”며 “시장, 기능, 효율이라는 키워드 속에 효율화가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기수 기자 blessyo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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