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에 보이지 않는 미래의 자산과 보장을 형상화하는 것. 제품이 로고를 달고 길거리를 돌아다닐 수 없는 생명보험사의 특성상, 생보사의 브랜드마케팅은 추상에서 출발하는 쉽지 않은 작업이다.
삼성생명은 ‘미래’ ‘자유’라는 추상적인 단어를 ‘보장’과 ‘연금’이라는 생보사 고유의 상품과 연계시키며 올해 국내 생보업계 최초로 마케팅 브랜드를 출시해, 브랜드 싸움에서 앞서나가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에 보장자산 브랜드인 ‘Future30+’, 하반기에는 연금자산 브랜드인 ‘Freedom50+’를 출시했다. 보장상품이 있어야 건강한 미래가 있으며, 연금상품이 있어야 노후의 자유를 만끽할 수 있다는 의미에서 출발한 브랜드다.
이처럼 브랜드 경영을 강화하는 것은 경쟁이 극심한 생보 시장에서 브랜드 파워가 미래의 경쟁력이라는 최고경영층의 강력한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 삼성생명은 최고재무관리자(CFO), 홍보, 채널, 상품, 법인 등 주요 부서 임원 11명으로 브랜드위원회를 구성해 운영하고 있다. 서브(sub) 브랜드 출시, 브랜드 이미지 제고 방안 등 브랜드와 관련된 현안에 대해 종합적인 의사결정을 하는 기구다.
삼성생명의 브랜드 가치는 이미 국내에서 독보적이다. 최근 산업정책연구원이 발표한 ‘기업브랜드 자산평가’에서 금융회사 가운데 1위를 기록했다. 4년 연속 금메달이다. 산업정책연구원이 산정한 삼성생명의 브랜드 가치는 4조623억원. 은행 부문 1위인 국민은행(2조5,454억원) 보다 1조5,000억원 이상 높다.
산업정책연구원은 기업 브랜드 가치를 평가하면서 재무적 접근법 뿐 아니라 마케팅적 접근법을 혼용해서 계산한다. 브랜드 인지도, 브랜드 연상, 품질 등을 종합한 것이다.
산업정책연구원은 삼성생명의 지속적인 ‘고객 섬김 경영’과 생보사 인적 자원의 평가 척도인 MDRT(백만불원탁회의) 회원수 2년 연속 1위 달성 등을 삼성생명의 브랜드 가치가 높이 평가된 이유로 꼽았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브랜드는 기업 가치를 높이기 위한 매우 중요한 수단이며 세계적인 금융회사들은 모두 막강한 브랜드 파워를 기반으로 사업 다각화를 추진해 성공을 거뒀다”고 말했다.
하지만 더 이상 국내에서의 성공에 만족할 수는 없다.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국제적으로 브랜드 가치를 인정 받아야 한다. 회사측은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대외적인 브랜드 가치를 높일 수 있는 다양한 방안 마련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진희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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