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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은, 발레 향한 '순수한 성깔' 타고난 모범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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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은, 발레 향한 '순수한 성깔' 타고난 모범생

입력
2008.01.02 0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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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전 이맘때 김선희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가 <춘향가> 의 주요 장면을 발레로 공연한 적이 있다. 판소리 고유의 장단, 추임새, 독특한 가사 내용을 유연한 발레 언어로 풀어내던 춘향 역할의 소녀가 바로 박세은이었다. 음감의 표현력이 놀라웠고, 특히나 발레리나다운 생김새가 아름다워 이후로 필자는 박세은을 줄곧 ‘춘향이’라 불렀다.

공연 몇 개월 후, 박세은이 스위스 로잔 발레 콩쿠르에서 1위로 입상했다는 소식을 접했고, 오다가다 우연히 ‘자네 춘향이지?’라며 근황을 불어볼 기회도 있었다. 그때마다 박세은은 아주 자연스럽고 겸손하게 발레에 대한 열정을 내비쳤다.

2년 전쯤 동아무용콩쿠르 심사를 맡았을 때도 당찬 기질을 침착함으로 내리누르던 한 소녀에게 매료된 기억이 있다. 계산을 맞춰보니 <잠자는 숲속의 미녀> 의 오로라 공주 솔로를 추던 그녀 역시 박세은이었다. 당시 서울예고 1학년이었던 박세은은 고등부 금상을 수상했다.

몸을 휘돌리며 ‘사랑가’에 맞춰 춤추던 춘향과 마디마디가 근엄한 고전발레의 전형 오로라 공주는 참으로 다른 분위기지만, 박세은은 역할 해석에 대한 영민한 재능으로 매번 객석을 사로잡았다. 발레를 향한 ‘순수한 성깔’을 타고난 모범생으로 평가받는 만큼 여러모로 기대가 큰 한국 발레계의 희망이다.

박세은은 고등학교 3학년 나이지만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재로 발탁되어 지난해 대학생이 됐다. 그러나 그 월반의 기쁨을 채 일 년도 못 누리고 로잔 콩쿠르 장학금으로 아메리칸 발레 시어터의 세컨드 컴퍼니에 입단했다. 게다가 더 공부할 기회를 갖고자 입단한 그곳에서도 주역을 도맡고 있다. 아메리칸 발레 시어터의 스타에 도전할만한 인재가 어떻게 성장해갈지, 그 과정을 애정어린 관심으로 지켜봐 주는 것이 우리 관객들의 역할이다.

●박세은 프로필

1989년 12월 5일 서울 출생

2002년 예원중학교 입학

2005년 서울예고 입학

2006년 USA 콩쿠르(잭슨 콩쿠르) 금상 없는 은상, 중국 베이징 콩쿠르 2위

2007년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재 입학. 스위스 로잔 콩쿠르 1위

문애령ㆍ무용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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