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이 박용만 두산인프라코어 부회장을 회장으로 승진시키는 등 회장ㆍ사장단 인사를 단행했다. 두산의 3, 4세 경영체제가 더욱 확고해진 셈이다.
두산그룹은 30일 글로벌 경영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오너가 3세인 박용만 두산인프라코어 대표이사 부회장을 대표이사 회장으로 승진시켰다고 밝혔다.
박 회장은 밥캣 인수 등 경영성과를 인정 받아 앞으로 글로벌 경영을 진두지휘 하게 되며, ㈜두산 부회장과 두산중공업 부회장직도 그대로 유지한다.
두산은 또 오너가 3세인 박용곤 명예회장의 장남 박정원 두산건설 부회장을 지주회사격인 ㈜두산 부회장으로 신규 선임했으며, 박 명예회장의 차남인 박지원 두산중공업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시켰다.
두산은 이와 함께 올해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둔 전문경영인들의 기여도를 감안, 최승철 두산인프라코어 대표이사 사장을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이재경 ㈜두산 사장을 부회장으로 승진시켰다.
아울러 이남두 두산중공업 대표이사 사장을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승진시키고, 서동수 EPC사업총괄 부사장을 발전BG장에 선임했다.
이번 인사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박용만 회장의 전면 부상이다. 박 회장은 올해 49억달러 규모의 해외 인수ㆍ합병(M&A)을 성사시키며 스포트라이트를 한 몸에 받았다.
그는 향후 두산의 지주회사 재편 과정 뿐만 아니라 ‘중공업 전문기업’으로 전환하기 위한 실무작업을 총괄할 것으로 보인다.
2005년 이른바 ‘형제의 난’으로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박용곤(장남) 명예회장과 이미지에 결정적 타격을 입은 박용성(3남) 회장 등 오너가 3세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박용만(5남) 회장에게 힘을 실어준 인사라고 할 수 있다.
4세들의 부상도 두드러진다. 현재 두산 오너가 4세 중 8명이 그룹에서 활동하고 있는 가운데 박정원, 지원 형제가 최고위급 경영진에 포진함으로써 앞으로 ‘두산가 4세’의 비중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특히 장손인 박정원 부회장이 향후 지주회사 역할을 하게 될 ㈜두산 부회장을 맡음으로써 두산의 경영권 향방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두산 관계자는 “이번 인사는 오너와 전문경영인들의 조화를 통해 그룹 역량을 더욱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며 “앞으로 박용만 회장이 풍부한 인맥과 경험을 갖춘 박용성 회장과 머리를 맞대면서 실무를 전담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유인호 기자 yi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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