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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선스 뮤지컬 거침없는 '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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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선스 뮤지컬 거침없는 '진화'

입력
2007.10.26 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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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공연의 대본과 음악 사용권을 보유한 라이선스 뮤지컬이 진화하고 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한국 배우가 무대에 서지만 오리지널 무대와 의상, 스태프는 오리지널을 활용한 ‘클론(clon) 프러덕션’ 방식이 많았지만 최근에는 한국적 해석을 가미한 라이선스 공연이 각광 받고 있는 것.

가수 바다의 출연으로 화제가 된 뮤지컬 <텔 미 온 어 선데이> 는 영국 웨스트 엔드에서 선보인 원작과 한국 공연의 내용이 약간 다르다. 주인공 데니스가 세 명의 남자와 만나고 헤어지면서 자아를 찾아가는 과정을 다룬 이 작품에서 데니스의 세 번째 남자는 별거 중인 유부남이 아닌 결혼과 연애를 따로 생각하는 실속남으로 바뀌었다.

평단과 관객의 호평 속에 얼마 전 막을 내린 뮤지컬 <스위니 토드> 도 마찬가지. 1979년 초연작인 <스위니 토드> 의 이번 공연은 오리지널 버전을 토대로 재창조한 무대가 특히 좋은 반응을 얻었다. 다음달 16일 개막을 앞둔 뮤지컬 <헤어 스프레이> 는 인종과 계층 문제가 주된 소재이지만 한국의 정서를 감안, 계층 차별에 좀 더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

라이선스 공연은 한국 뮤지컬 시장의 외형적 성장을 이끈 주요 배경 중 하나지만 그 동안 예술성 면에서 한 수 아래로 취급되곤 했다.

세계 공연계에서 검증된 작품인 만큼 노하우가 부족해도 어느 정도 흥행과 작품성이 보장된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최근 무대, 의상, 스태프까지 패키지로 구매하는 방식이 아닌 독창적 변형을 가미한 것이 주목 받고 있어 라이선스 공연에 대한 새로운 조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브로드웨이 최신작의 저작권을 놓고 한국 제작사들끼리 속도 경쟁을 벌일 것이 아니라 오래된 작품에도 어떤 새로운 부가가치를 부여할 수 있을지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이야기다. 실제 올해 초 공연된 뮤지컬 <올슉업> 처럼 브로드웨이에서 큰 호응을 얻지 못한 작품이 한국 프러덕션을 통해 성공작으로 거듭나는 사례도 심심치 않게 등장하고 있다.

토착화된 라이선스 뮤지컬의 등장은 반복적인 라이선스 뮤지컬 제작으로 제작자들의 노하우가 쌓이기 시작한 덕분이다. 한국 배우들과 공연 인력의 기량이 향상된 것도 한 요인이다. 최근 원래의 프로덕션에 외국 배우까지 그대로 방한하는 오리지널팀 공연에 대한 관객의 반응이 시들한 것도 이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라이선스와 창작의 이분법적 사고를 버리고 완성도로 작품을 분류해야 한다고 말한다. 뮤지컬 평론가인 원종원 순천향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같은 영어권에서조차 영국 작품이 미국에서 공연될 경우 사회문화적 맥락에 맞게 대본이 각색된다”면서 “영상 예술과 달리 공연 예술은 시대상을 즉각 반영할 수 있는 만큼 라이선스 작품도 원형 그래도 한국에 소개해서는 경쟁력이 낮다”고 말했다.

그는 “문학에서 번역이 제 2의 창작이듯 라이선스 뮤지컬도 작품의 브랜드에 의존하는 데서 벗어나 어떤 공연이 우리 정서에 맞는지 판단하는 프로듀서의 역량이 중요한 시점이 됐다”고 강조했다.

김소연 기자 jollylif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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