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의 공원에서는 보모들이 벤치에 모여 앉아 아기들을 돌보며 대화를 나누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그러다가 잠에서 깬 아기가 큰 소리로 울기 시작한다면 보모들은 바짝 긴장해야 한다. 누군가 보모들을 감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빅 브라더’ 사회의 한 장면이 아니다. 뉴욕의 보모들이 겪는 일반적인 상황이다. 뉴욕타임스는 보모가 육아를 담당하는 가정이 늘면서 ‘보모 감시’ 장치도 첨단을 걷고 있다고 14일 보도했다.
이를 위해 사설 조사원 고용과 몰래카메라, 심지어 기저귀 가방에 부착한 GPS(위치측정장치)까지 동원되고 있으며 ‘보모 감시’는 일반적인 현상이다. 그러나 이를 두고 보모들과 인권단체들은 사생활 침해와 명예훼손이라며 비판하고 나섰다.
논란에 불을 지핀 것은 ‘IsawYourNanny.blogspot.com’이라는 블로그. 이 블로그에는 뉴욕 맨해튼과 브루클린의 공원에서 보모들이 육아에는 무관심한 채 휴대폰 통화를 하거나 아기에게 정크푸드를 주는 영상이 많이 올라온다.
이런 장면은 뉴욕 부모들에게 충격을 주면서 이 블로그는 지난 15개월간 1,700만번의 조회 수를 기록할 정도로 인기를 얻고 있다. 블로그 개설자는 “아동 학대에 대한 경고 차원에서 만들었다”고 말하지만 블로그에는 촬영 일시, 장소, 보모의 외모 등 상세한 정보까지 공개되며 인권 침해란 논란도 만만치 않다.
김회경 기자 herm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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