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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미국 쇠고기 안전 없이 수입만 늘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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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미국 쇠고기 안전 없이 수입만 늘리나

입력
2007.10.08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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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산 수입 쇠고기에서 또 다시 광우병을 유발하는 것으로 의심되는 특정 위험물질(SRM)인 등뼈가 발견된 것은 어이가 없는 일이다. 8월에도 나왔으나 미국의 재발방지 약속만 믿고 수입을 재개한 지 불과 한 달 만이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정부는 갈비 등 뼈까지 추가로 수입하는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니 불안하기 짝이 없다.

지난 1년간 200건을 넘어선 수입조건 위반 사례는 미국의 검역체계가 전혀 신뢰할 수 없는 수준이라는 확실한 증거다. 한국 시장에 대한 미국의 강한 집착을 생각하면 이렇게 사고가 빈발하는 것은 무관심이 빚는 실수로 보기 어렵다.

다분히 한국의 제도 자체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오만한 태도로밖에 해석할 수 없다. 시정 조치 대신에 시장을 전면 개방하라고 적반하장식 주장을 펴는 행태만 봐도 알 수 있다.

미국의 오만한 태도는 한ㆍ미 자유무역협정(FTA)의 원만한 비준을 위해 결국 한국이 양보하게 되리라는 든든한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노무현 대통령은 한미 FTA 타결 직후 별도로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사실상 구두 약속했다. 이러니 정부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며 눈치만 보는 것은 당연하다.

정부는 내부 절차를 끝내고 30개월 미만 소는 뼈도 수입을 허용하는 방안을 놓고 미국과 협상에 들어갈 계획이다. 미국 입장에서는 아무리 한국 내 여론이 악화해도 검역절차 같은 문제에 신경을 쓸 필요가 없는 것이다.

미국은 벌써 국제수역사무국(OIE) 지침을 내세워 30개월 미만 소는 뼈뿐 아니라 척수, 내장 같은 위험물질도 수입해야 한다고 큰소리치고 있다. 쇠고기 수입 문제는 한미관계라는 큰 틀에서 생각할 필요가 있음은 부인하지 않는다. 그러나 국민의 안전을 희생해가며 일방적 양보를 해도 좋다는 의미는 아니다.

어려운 처지일수록 분명한 원칙을 갖고 당당히 임해야 하는 것이 협상의 기본이다. 미국도 한국의 합리적 요구까지 무시해가며 일방적 압력을 가하는 것은 소비자의 신뢰라는 가장 소중한 가치를 잃는 소탐대실 행위임을 인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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