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명박, 추석 직후와 변화 없이 압도적 1위 유지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후보가 차기 대통령 지지도에서 압도적 1위(53.9%)를 지켰다. 또 2~4일 열린 2차 남북 정상회담이 6일 실시된 이번 조사 결과에 미친 영향은 극히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통합민주신당 대선 주자들은 저마다 ‘정상회담의 주역’임을 자처했지만 지지도는 한 자릿수에서 변함이 없었다.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8.8%)은 이 후보에 이어 2위였고, 손학규 전 경기지사(5.2%)는 3위였다. 이해찬 전 총리(4%)는 문국현 전 유한킴벌리 사장(4.3%)에게 4위 자리를 내주었다.
문 전 사장은 진흙탕 싸움으로 전개되는 통합신당 경선의 반사이익을 얻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공동 6위는 2.2% 씩을 얻은 권영길 민노당 대선 후보와 이인제 의원이었고, 김민석 전 의원(0.3%)에 이어 신국환 의원과 장상 전 민주당 대표가 0.2% 씩을 얻었다. ‘없다ㆍ무응답’이라고 답한 부동층은 18.8%였다.
지난 달 추석 연휴 직후 실시된 여론조사 결과와 비교하면 ‘정상회담 효과’는 아직까지 나타나지 않았다. 9월 27~29일 중앙일보ㆍSBSㆍ한국리서치 조사에선 이 후보가 55.2%, 정 전 의장이 9.7%, 손 전 지사가 6.8%, 이 전 총리가 5.3%, 문 전 사장이 3.9%였다. 조선일보ㆍ한국갤럽(9월 26, 27일) 조사에선 이 후보가 54.1%, 정 전 의장이 7%, 손 전 지사 6.7%, 문 전 사장 3.7%, 이 전 총리 3.2% 등이었다.
이명박 후보는 한나라당 지지층(81.1%)과 60세 이상(63.9%), 대구ㆍ경북(68.2%)에서 특히 높은 지지를 받았다. 광주ㆍ전남ㆍ전북 지역 지지도는 19.6%였다. 정 전 의장은 20대(11.2%), 광주ㆍ전남ㆍ전북(29%), 통합신당 지지층(34.3%)과 민주당(30.2%) 지지층이, 손 전 지사는 20대(7.3%), 경기ㆍ인천(7.4%), 통합신당 지지층(13.9%)과 민노당(13%) 지지층이 상대적으로 선호했다.
문 전 사장의 주요 지지층은 40대(5.9%)와 화이트 칼라(7.8%), 광주ㆍ전남ㆍ전북(5.6%), 통합신당 지지층(8%) 등으로, 이명박 후보나 통합신당 주자들의 지지층과 겹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문선 기자 moonsun@hk.co.kr
■ 이명박 '3당 대결' 모든 구도서 60%대 지지
대선 가상대결 조사에서도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는 대통합민주신당 주자가 누가 나서더라도 민노당 권영길 후보를 포함한 3자 대결에서 40% 포인트 이상의 차이로 압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3당 대결구도시 모든 시나리오에서 이 후보는 60%대의 높은 지지를 얻었다.
하지만 상대에 따라 이 후보와의 득표율 격차는 약간 차이가 났다. 손학규 전 경기지사는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에 아주 미세한 차이로 우세를 보여 경쟁력에서 차이가 없었지만 이 전 총리의 경우 다른 주자 보다 격차가 10% 포인트 가량 더 벌어졌다. 이해찬 후보는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와 비슷한 수준이어서 가장 경쟁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후보는 손 전 지사와의 3자대결에서 ‘이명박 60.5% > 손학규 18.4%> 권영길 8.7%’ 로 손 전 지사를 42.1%포인트 앞섰다. 또 정 전의장과의 대결에선 ‘이명박 60.1%> 정동영 17.7%> 권영길 8.7%’로 42.4%포인트, 이 전 총리와는‘이명박 64.6%> 이해찬 11.6%> 권영길 11.3%’로 53.0% 포인트 격차가 났다.
상대가 누구이건 이 후보는 거의 대부분 응답층에서 1위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특히 한나라당이 전통적으로 취약했던 호남에서도 24.3~40.2%의 지지를 얻었고, 20ㆍ30대에선 지지율이 50.0~67.0%나 됐다. 손학규 후보와 경쟁할 때를 제외하면 TK(대구ㆍ경북)와 PK(부산ㆍ경남ㆍ울산) 지역의 지지율은 70%대를 이미 넘어섰거나 육박하고 있다.
이 후보가 유일하게 1등을 놓치는 경우는 정 전의장과의 3자 대결시 호남 지지율이다. 이 경우 정 후보는 44.9%의 지지율로 24.3%를 기록한 이 후보를 앞선다.
이 후보는 3자 대결에서 충청 지역 지지율 (49.0~54.9%)이 평균 지지율 (60.1~64.6%)보다 낮았다.
이명박 후보에 대한 신당 후보들의 경쟁력은 지역별로 편차가 컸다. 호남지역 경쟁력은 정동영(44.9%), 손학규(24.3%), 이해찬(18.7%) 후보의 순이었다. 반면 서울지역의 경쟁력은 손학규(20.0%), 정동영(12.7%), 이해찬(10.9%) 순이었다.
특히 손 전 지사는 서울 및 자영업자 층에서 이 후보의 표를 상대적으로 많이 잠식할 수 있는 후보로 나타났다. 손 전 지사가 이 후보와 지지기반(수도권)이 겹치고 경제와 실용주의를 강조하는 등 이미지가 비슷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김영화 기자 yaaho@hk.co.kr
■ 범여권 단일화 적합도 무응답〉정동영〉손학규〉이해찬
‘범여권의 단일 대통령 후보로는 누가 가장 적합한가’라는 질문에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이 가장 많이 지지를 받았지만, 절반이 넘는 응답자는 후보단일화의 가능성을 낮게 봤다.
정 전 의장은 25.0%를 기록하며 선두를 달렸으나 2위인 손학규 전 경기지사 (20.8%)와의 격차는 4.8%로 그리 크지 않았다. 이해찬 전 총리는 8.5%를 기록하며 정 전 의장과 손 전 지사에게 밀리는 모습이다. 이어 문국현 전 유한킴벌리 사장(6.1%), 이인제 민주당 의원(5.5%), 김민석 전 민주당 의원(1.6%) 신국환 민주당 의원(0.6%), 장상 전 민주당 대표(0.3%) 등이 뒤를 이었다.
지난 1일 SBS 여론조사에서 범여권 후보 지지도가 정 전 의장 29.6%, 손 전 지사 28.9%, 이 전 총리 16.1%였던 것과 이번 조사를 단순 비교하면 각각 4.6%, 8.1%, 7.6%씩 떨어졌다. 정 전 의장은 일단 노무현 대통령 명의도용 사건의 여파로 당초 상승 국면이던 지지도가 다소 하락한 모습이다.
그러나 손 전 지사나 이 전 총리에 대한 여론의 반응도 호의적이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신당 경선파행에 대한 전체적인 불신과 양비론으로 흐르고 있는 셈이다. 이번 조사에서 ‘없다 및 무응답’ 등 부동층이 31.6%로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한 것도 이런 흐름을 반영한 듯하다.
정 전 의장은 호남(38.3%), 블루칼라(31.1%), 고졸(29.4%) 층에서 강세를 보였고, 손 전 지사는 20대(25.7%), 화이트칼라(26.5%), 대재 이상(25.2%) 층에서 상대적으로 높게 나왔다. 신당 지지층에선 정 전 의장 39.4%, 손 전 지사 23.4%를 기록, 두 후보간 격차가 16.0%포인트에 달했다.
범여권 후보 단일화 가능성에 대한 조사에서는 ‘가능성이 없다’는 의견이 54.1%에 달한 반면, ‘가능성이 높다’는 26.6%에 불과했다. 이는 신당과 민주당의 경선파행, 조순형 의원의 중도하차 등에 따른 실망감이 반영된 것으로도 보인다. 반면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은 ‘제3후보론’을 기대하는 문국현 지지층(43.2%)에서 높게 나온 점이 눈에 띈다.
박석원 기자 spark@hk.co.kr
■ 노대통령 지지도 43%
노무현 대통령의 국정운영 지지도가 2004년 3월 탄핵 이후 최고치로 나타났다.
노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해 매우 잘함(3.4%), 대체로 잘함(40%) 등 ‘잘하고 있다’는 응답이 43.4%에 달했다. 8월13일 같은 조사에서 33.6%에 불과했던 지지도는 남북정상회담을 거치면서 두 달 만에 10% 포인트나 올라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정상회담 효과’인 셈이다.
노 대통령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는 20대(53.4%), 호남(67.3%), 화이트칼라(49.1%), 학생(51.3%), 대통합민주신당 지지층(74.5%)에서 높게 나타났다. 반면 40대(36.4%), 50대(32.5%), 자영업(27.6%), 한나라당 지지층(29.1%)에서는 상대적으로 낮은 지지도를 보였다.
노 대통령의 지지도는 당선 직후 89%로 치솟았다가 취임 후 하락하기 시작해 취임 1년째인 2004년 2월 조사에서 37.7%까지 떨어졌다. 같은 해 3월 탄핵, 4월 총선을 거치면서 50~60%대로 반짝 상승했으나 이후 급락세가 지속돼 지난 해 12월에는 19.6%까지 곤두박질쳤다.
당시 노 대통령은 하야, 탈당 시사 등 잇따른 정치 개입성 발언을 통해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일부 조사에서는 지지도가 10%도 안 되는 한자리 수로 떨어지기도 했다.
김광수 기자 rolling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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