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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프린스 1호점' 당신들이 이 드라마를 사랑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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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프린스 1호점' 당신들이 이 드라마를 사랑한 이유

입력
2007.08.29 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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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의 결말은 꼭 결혼 혹은 이별이어야 할까. 사랑은 완성된 후가 중요할까. 오감을 자극하기 위한 콘텐츠는 반드시 갈등이라는 양념이 적절히 배어 있어야 하나.

이들 질문에 ‘예스’라고 간단하게 답하지 못한다면 당신은 27일 종영(28일 스페셜 프로그램 방송)한 MBC TV의 월화 드라마 <커피프린스 1호점> 을 맛있게 즐긴 한 명일지 모른다.

지난 7월 5일 첫 방송 이후 줄곧 인기 고공행진을 이어온 <커피프린스 1호점> 이 최근의 트렌디 드라마로는 전례가 거의 없는 시청률 27.8%를 달성하고 막을 내렸다.

출생의 비밀, 재벌 3세 남성과 평범한 여성의 로맨스, 여기에 유학이라는 인위적인 이별을 거쳐 사랑의 결실을 본다는 진부한 드라마의 공식이 가득 담겼지만 이를 뒤집는 그 ‘무엇’이 가미돼 침체의 늪에 빠져있던 트렌디 드라마의 부활의 신호탄을 쏴 올릴 수 있었다.

특히 <커피프린스 1호점> 은 ‘할리퀸 로맨스’ 책에 열광한 세대인 30대 여성(시청률 23%로 성ㆍ연령별 시청률 1위)시청자의 감성을 제대로 짚어내는데 성공, 10~20대 층에 초점을 맞춰 인기몰이를 노려왔던 드라마들의 살 길을 밝히는 역할도 해냈다. ‘무엇’이 <커피프린스 1호점> 에 열광하게 만들었을까.

■ 감각적인 영상

물론 <커피프린스 1호점> 에도 시청자의 귀를 잡아끄는 명대사들이 있다. 하지만 비슷한 연애담을 소재로 한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 , <파리의 연인> 처럼 인기를 좌지우지할 정도는 아니었다.

<커피프린스 1호점> 에선 명대사보다 명장면이 더욱 많이 눈에 띈다. 분수대에서 뛰노는 등장인물들의 모습, 은찬(윤은혜)과 한결(공유)의 키스신이 대표적인 예이다.

HD고화질 영상 수신이 가능한 TV가 보편화된 요즘, 와이드 영상의 장점을 살리기 위해 무대가 된 카페 내부를 꽉 채운 아기자기한 인테리어(극중 하림의 표현대로라면 ‘러블리’한 콘셉트)와 예쁘고 쾌적한 풍경들 또한 TV 리모컨을 조종한 힘이라는 평가가 많다.

자신이 방문한 아름다운 장소와 카페 등을 사진으로 찍어 미니홈피에 올리는 것이 일상인 20~30대 여성에게 어필한 부분이다. 물론 일본의 인기드라마 <꽃보다 남자> 의 주인공들도 울고 갈 정도로 말끔한 외모의 출연자들이 한 여름에도 세련된 이미지를 지키기 위해 검거나 하얀 셔츠를 고집했던 비주얼 또한 여심을 붙잡았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 ‘사랑하기 전’에 집중

<커피프린스 1호점> 에 등장한 가장 큰 갈등은 한결과 은찬이 ‘사랑을 확인하는 과정’이다. 은찬이 남장여자라는 사실을 알기 전 속을 태우는 한결과 이를 바라보기만 하는 은찬의 모습으로 대표되는 두 연인의 갈등이야말로 전체 극을 주도하는 거의 유일한 갈등 구조이다.

다른 드라마들이 사랑을 확인한 후 출생의 비밀을 알고 괴로워하거나 두 가정의 환경차이에 의해 힘들어하는 주인공들의 갈등을 강조하는 것과 차이가 난다. <커피프린스 1호점> 이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문화평론가 김헌식씨는 “이 드라마가 특히 30대 여성의 인기를 얻은 것은 이상적인 남성상을 갖춘 한결이라는 캐릭터 때문인 것으로 보이지만 단순화된 갈등구조를 유지하고 오직 캐릭터 중심으로 이끈 각본의 힘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며 “<주몽> 이나 <하늘이시여> 등 인기 드라마들이 <커피프린스 1호점> 과 마찬가지로 복잡한 갈등구조를 버렸던 것을 생각해보면 이해가 가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 가볍게 넘긴 ‘사회적 금기’

‘그게 뭐 어때’ 라는 말처럼 젊은 세대의 특성을 단적으로 표현하는 말이 있을까. 제대로 ‘쿨’ 하기 위해선 동성애, 동거, 혼전임신 등 일명 사회적 금기에 무릎을 꿇으면 안 된다. 이 드라마는 끝까지 기성세대가 생각하는 금기를 마치 ‘소 닭 쳐다보듯’ 한다.

은찬을 남자로 알면서도 한결은 “너 좋아해. 네가 남자든 외계인이든 이젠 상관 안해” 라며 사랑고백을 하고 유주(채정안)와 한성(이선균)이 혼전임신에 기뻐하는 장면은 성적 주체로 부상하고 있는 여성에게 솔직한 장면으로 와 닿을 수 있었다.

학력과 무관하게 바리스타라는 자신의 꿈을 위해 정진하고 이와 함께 사랑의 목적을 주동적으로 이뤄내는 은찬의 캐릭터 또한 학력지상주의에 물든 세상에서 참신한 소재로 다가왔을 게 분명하다.

양홍주기자 yanghong@hk.co.kr강명석 객원기자 lennone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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