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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콜 봇물에 중국 완구업계 '패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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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콜 봇물에 중국 완구업계 '패닉'

입력
2007.08.16 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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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완구 제조업체인 마텔이 이달 초 중국산 완구에 대해 리콜을 실시한데 이어 14일에도 재차 리콜을 실시하자 중국 장난감 제조업계가 사실상 공황상태에 빠지면서 연쇄 도산의 위기에 봉착했다.

마텔의 리콜에 직격탄을 맞아 2억위안(240억원)의 손실을 입은 광둥(廣東)성 포산(佛山)의 리다(利達) 완구의 홍콩측 대표 장수홍(張樹鴻ㆍ50)은 11일 자신의 공장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하지만 이 사건은 전세계 장난감 시장의 70%를 차지하는 중국 완구업계가 겪을 비극의 서막이다.

싱다오(星島)일보는 15일 “장수홍 자살 사건은 빙산의 일각”이라며 “광둥성 주강 삼각주 주변에 몰려 있는 중국 완구업계의 지형은 물론, 중국 완구업계를 지배하고 있는 홍콩 자본에도 치명상을 입힐 것”이라고 보도했다.

특히 마텔의 추가 리콜 대상에는 ‘장난감 대왕’ 차이즈밍(蔡志明) 회장의 쉬르(旭日) 실업이 납품한 카스(Cars) 장난감이 포함돼 있다. 차이 회장은 올해 포브스가 발표한 전 세계 부호 중 38위(85억8,000 홍콩달러)에 오른 인물로 중국 완구업계에선 신화로 통하는 인물이다.

자오즈슝(趙志雄) 홍콩 중소기업 국제교류투자 협진회 회장은 “15년간 광둥에서 일궈온 내 완구 공장이 문을 닫게 됐다”며 “300명이던 종업원이 이제 20명으로 줄었고 다른 기업들도 비슷한 결과를 면치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광둥성의 완구기업들 중에는 상당수가 홍콩계 자본이나 홍콩과 중국 자본이 합작한 것이어서 이번 파문은 홍콩 경제에 상당한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차오즈슝은 “대부분의 완구 업체들은 출하 전 안전규격 검사를 받고 있지만 지방마다 검사 기준이 제각각”이라며 “미국이 리콜을 하면 중국 기업들은 당할 수 없는 구조”라고 토로했다. 종사오롱(鐘紹榮) 홍콩 중소기업 연합회 명예주석은 “장난감 업계가 초토화하고 있지만 중국의 생산라인을 인건비가 비싼 홍콩 등으로 철수하지도 못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광둥성에는 마텔에 장난감을 남품하는 홍콩계 중국 완구기업만도 100여개에 달하는데, 상당수 중국계 완구기업도 미국의 리콜에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보여 후유증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베이징=이영섭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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